뜨거운 태양과 습한 공기로 거리에 나서기만 해도 땀이 흐른다. 물을 잘 먹지 않는 사람들도 갈증을 느끼며 시원한 음료를 찾고 에어컨, 선풍기 앞에 앉아 땀을 시키게 된다.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여름철 질환을 앓게 되는데, 여름철에 유행하는 질환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더운 날씨로 인해 탈수가 오고 온도조절이 잘 되지 않아 생기는 온열병이다. 어지러움, 발열, 구토,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내게 되면서 혈압이 떨어져 기립성저혈압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일사병, 열사병 등이 있다.
이러한 온열질환에 대처하는 방법은 바로 수분보충과 시원한 곳에서 취하는 휴식이다. 일반적인 물을 마시는 것 보다는 이온음료를 마셔주는 것이 좋으며, 아이스아메리카노, 맥주 등은 이뇨작용으로 인해 탈수가 심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서병(暑病)에 청서익기탕, 생맥산 등을 활용하여 손실된 진액을 채우고 기(氣)를 보충한다.
두 번째 여름철 질환은 잦은 에어컨 사용과 차가운 음식 섭취로 인한 냉방병이다. 뜨거운 바깥과 서늘한 실내를 오가다 보니 체온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감기몸살, 어깨결림, 안구건조, 두통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온도조절을 위해 체표면으로 혈액이 흐르면서 위장관은 약해지기 쉽다. 이런 때 아이스크림, 얼음물, 아이스아메리카노 등 차가운 음식을 먹게 되면 소화기가 약해지면서 설사, 소화불량 등 위장관 장애가 생기고 면역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란 말처럼, 여름철에는 너무 차가운 음식은 피하고 성질이 따뜻한 음식으로 피곤해진 속을 달래주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이런 냉방병에 곽향정기산, 갈근탕 등의 처방을 사용하여 위장관의 한사(寒邪)와 습(濕)을 치료했다.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갈증이 없더라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야외 활동 중 어지러움이나 두통 등이 있을 때는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온도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나 노약자는 햇빛이 강한 시간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모자나 양산을 사용해야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용하더라도 중간 중간 환기를 하고, 실내외 온도차이가 크지 않도록 온도를 설정하는 것이 좋으며, 얇은 겉옷 등을 이용하여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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