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하루 피로를 풀어줄 고기집 ‘돈우몰이 왕소금구이’


본리동에 달서시장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소주 한 잔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애주가인 저는 지인의 소개로 갔다가 그만 단골이 된 곳입니다. 가성비 좋은 <돈우몰이 왕소금구이> 입니다. 달서시장은 최근 2년에 걸친 근대화 공사를 마쳐 전통시장이라기보다는 마치 대형마트 느낌이 날 정도로 정돈된 시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가게는 13년째 <돈우몰이 왕소금구이>라는 간판을 달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왕소금 구이집이라 왠지 비쌀 것 같지만 10개 정도 테이블로 가성비 좋은 가게입니다. 생상겹살, 갈매기살, 항정살 등을 파는 곳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뒷고기를 추천합니다.
고기는 이전에 식육점을 운영하면서 알게 된 다섯 가게에서 매일 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좋은 고기를 가지고 온다고 합니다. 뒷고기라 좀 안 좋은 고기라 생각하겠지만 이 가게는 다른 곳보다 뭔지 모를 고급이라는 느낌이 납니다.
특히 이 가게의 매력은 고기랑 함께 먹을 수 있는 고추다대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경상도 말로 짭짭달구리(?)한 맛이랄까? 고기를 계속 먹다 보면 생기는 느끼함을 단번에 잡아줍니다. 중멸치를 똥과 머리를 제거한 후 간장과 혼합하여 사장님만의 노하우로 볶아서 만든 다대기는 이 집에 왔던 손님을 무조건 재방문하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고기뿐만 아니라 밥에 착착 비벼 먹어도 될만큼 맛있는 밥도둑 고추다대기. 너무 맛있어서 사장님께 다대기만 좀 팔면 안 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손님들이 좋아하니 다대기도 팔면 좋은데 만드는데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손도 많이 가서 팔 만큼은 만들지 못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여기서 드시는 건 무제한으로 드릴게요.”
그리고 마지막 부족함은 된장과 밥으로 마무리하면 깔끔하답니다. 주문과 동시에 나오는 미역국도 구수하니 맛있고 고기와 함께 나오는 맬젓도 매니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답니다.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즐겁게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고 하시며 가게 주변에도 좋은 가게 많으니 시장에 많이들 찾아와 주시기를 바란다는 시장 홍보도 잊지 않으십니다.
오늘 하루도 일하며 지친 몸, 마트보다 깨끗해진 우리 동네 전통시장에서 소주 한잔으로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요?

이권수 기자

☞ 돈우몰이 왕소금구이: 본리동 145-5 달서시장 제2주차장입구 / ☏ 010-3507-1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