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 길’을 아시나요?

흔히 메타세콰이어 숲길이라 하면 전라남도 담양과 경상북도 포항에 있는 숲길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달서구에도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릴 정도로 그 역사가 깊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사라져 화석으로만 존재했던 나무로 1940년대 중국 양쯔강 유역에 집단군락이 발견되면서 ‘되살아난 화석’이 됐고 이후 미국에서 품종 개량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현재는 중국과 우리나라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야생에 현존하는 개체수는 5,000그루에 불과한 보호수종이다. 나무의 크기는 높이가 35m에 직경 2m에 달하는 대형종에 속하며 낙엽잎이 떨어지는 낙우송과 나무이다.
달서구 호산동에 위치한 메타세콰이어 길은 강창역 삼성한국형아파트와 호산초등학교 사이에 있다. 1995년~1996년에 조성된 이 길은 250여 그루의 나무가 긴 터널 형태로 약1km 정도 이어진, 대구에서 유일한 메타세콰이어 산책로이다.
푸른 잔디와 쉴 수 있는 벤치들이 길게 늘어선 공원 한편에 조성된 이 길은 얼핏 보면 알아 보지 못할 정도로 공원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어 지역 주민들만 주로 이용하는 산책로이다.
산책로 양쪽으로 길게 높이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 사이를 걷고 있자면 이국적인 정취와 함께 도심이 아닌 자연휴양림을 걷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산책로 조성이 잘되어 있다.
또한 산책로는 걷기 좋은 흙길로 되어 있어 무릎에 큰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걷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산책로 끝자락에는 호산공원이 위치해 있어 온가족이 함께 해도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기자 또한 취재차 산책로를 여러번 오가면서 수 백만년전의 나무가 선사해 주는 치유의 시간들을 직접 체험하며 살아있는 화석과 같은 존재의 거칠은 나무 표면을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느꼈을 수많은 인고의 시간들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했다.
깊어가는 이 가을 기자가 경험하고 느꼈던 소중한 감동의 길을 직접 걸어 보며 값진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 보기를 권한다.

김재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