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채소, 미니텃밭에서 ‘직접 길러 먹자’

올해 유난히 긴 장마와, 홍수, 태풍으로 채소 값은 금값이 되어 버려 장보기가 겁난다. 이럴 때 키우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 미니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키워 보자. 요즘 재래시장이나 모종가게에 가보면 김장에 쓰일 배추, 무 모종이 한창이다. 배추, 무뿐만 아니라 상추, 치커리, 쑥갓 등 온갖 채소 모종들이 어서 날 데려가라고 발길을 잡는다.
씨앗을 심어 발아시켜 키워도 되지만 시간을 절약하고 전문가가 키워놓은 발육상태가 좋은 모종을 사는 게 초보농사꾼들에게는 여러모로 편리하다.
포트에 심겨진 어린 모종 가격은 보통 대여섯 포기에 천원 정도 하는데 채소 종류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대체로 저렴하다.
요즘 시중에는 역삼투압 방식을 이용해 물받이에서 물이 자동으로 급수되는 편리한 화분들도 있지만 이런 비싼 화분이 아니더라도 재활용에서 주워온 스티로폼 박스로도 충분히 미니텃밭을 만들 수 있다.
상추나 치커리 같은 잎채소들은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모종을 정식하고 3주면 수확할 수 있다. 관리도 어렵지 않아 물주기만 잘하면 누구나 쉽게 채소를 길러 먹을 수 있다. 아파트 베란다 같은 경우는 햇빛의 투과율을 높이기 위해 창문 유리를 깨끗이 닦아주는 게 좋다. 노지와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반으로 자른 페트병에 한 포기씩 심어 끈을 달아 베란다 바깥 난간에 걸어두는 것도 한 방법인데 햇빛을 많이 받아 확실히 실내보다 생육상태가 좋으니 한번 따라해 봐도 좋을 듯하다. 통풍이 원활하지 않으면 각종 해충이 꼬일 수 있으니 베란다 창문은 늘 열어두는 게 좋은데 혹시 응애나 깍지벌레 같은 벌레가 생기면 친환경살충제를 사용하면 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채소들을 보고 있으면 코로나 블루도 사라지고 식탁도 풍성해질 것이다. 직접 기른 싱싱한 상추에 삼겹살 구워 올려먹을 생각하니 벌써 행복해지고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 들린다.

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