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텃밭’에 호박이 열렸어요

화원에 사는 은덕기씨는 지난 봄 단호박으로 호박죽을 해 먹고 호박씨 몇 개를 화분 흙속에 묻어 두었다. 그랬더니 어느 날 호박이 싹이 나고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했다.
호박 덩굴이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지지대를 세워주고 노끈으로 매어 주었더니 천장까지 키가 자랐다가 지금은 빨래 건조대 한 칸을 점령하고도 모자라 옆으로 계속 뻗어나가고 있다.
영양분이 부족할까봐 시골에서 거름을 얻어와 덮어주었고 꽃집에서 파는 퇴비도 뿌려 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호박을 보살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베란다텃밭의 호박을 보러가는 것이다. 노란 호박꽃이 활짝 핀걸 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동안 계속 수꽃만 피었는데 며칠 전 동그란 호박을 매단 암꽃이 피어 열악한 베란다환경에서 열매를 맺은 호박이 너무 기특하고 대견해서 하루 종일 신기하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고 한다.
호박뿐만 아니라 방울토마토, 상추, 쑥갓, 대파 등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었는데 부부가 먹는 채소는 베란다텃밭에서 나오는 채소로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바깥활동이 자유롭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게 조심스러운 언택트(Untact) 시대, 베란다텃밭은 좋은 소일거리가 되고 정서적으로 많은 위로와 기쁨을 주기 때문에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키우는 재미, 먹는 즐거움이 가득한 베란다텃밭으로 몸건강, 마음건강을 단디 챙겨보자.
<취재: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