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다. 후보들은 평소에 쌓은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말을 통해서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 말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을 위해서 꼭 필요한 수단이다. 공감과 설득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말의 힘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말을 잘 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말을 말 잘하는 법을 배우려고 애쓰고 있다. 말을 잘 해야 하는 상황이 다양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내 생각을 상대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내가 얻고자 하는 핵심’을 잘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잘 정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말을 잘하는 것과 말을 많이 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미사여구를 늘어놓는다거나 청산유수처럼 말을 한다고?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핵심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생각도 잘 정리해야 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기술도 조금은 필요하다. 그러나 내가 하는 말을 듣고 공감하는 것은 내가 아니므로 상대의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연설이라도 상대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모든 연설은 연설문이 있든 없든 마침표가 있어야 합니다. 오늘 밤 저는 마침표 역할을 하겠습니다. 이상!”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이 은퇴 후 모 강연회에서 한 연설로, 세상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가장 짧은 연설로 평가되고 있는 연설이다. 그의 앞에서 다른 연사가 너무 많은 말을 하는 바람에 청중들이 무척 지루해 하고 있을 때라 그의 연설은 더욱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방송인으로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KBS 가요무대를 진행하고 있는 김동건 아나운서. 약 57년 동안 통일 관련 프로그램을 포함한 수많은 방송에서 푸근하면서도 공감을 주는 진행으로 많은 후배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그에게 ‘말 잘하는 법’을 물었다. 그는 “말 잘하는 비결은 없다. 한 가지 알려줄 것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나의 진행 비결은 경청에 있다”라고 했다. ‘傾聽’.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뜻이다.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를 존중한다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샤론 최라는 통역사가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전문 통역사도 아닌 그녀가 봉준호 감독의 말을 완벽하게 통역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본인의 재능도 물론 뛰어났지만 봉감독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말은 마음을 넘어서지 못한다. ‘말 잘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 그리고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이 ‘좋은 말’, ‘잘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