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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터전에서 다시 쓰는 대구 떡볶이의 산증인 ‘신천궁전떡볶이’ 창업주를 만나다
  • 변선희
  • 등록 2026-01-20 15:54:39
  • 수정 2026-01-20 15: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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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궁전떡볶이’ 창업주 내외분

대구는 명실상부 떡볶이의 도시다. 

그 중심에는 대구 시민들이 손꼽는 이른바 '3대 떡볶이'의 명성이 자리하고 있다. 


30여 년간 그 전설의 한 축을 담당하며 대구의 매운맛을 지켜온 신천궁전떡볶이. 

창업주의 손끝에서 시작된 그 뜨거웠던 삶의 궤적이 이제 새로운 곳에서 다시금 시작된다. 비록 장소는 낯설어졌지만, 솥 앞에 선 장인의 묵직한 고집과 자부심은 조금도 흐려지지 않았다.


수십 년간 정들었던 원래 자리를 떠나 새롭게 터를 잡던 날, 사장님은 평생을 해온 일임에도 불구하고 솥 앞에서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니 참 많이 긴장됐다"는 것이 그의 소회다. 하지만 국물을 젓는 손길이 시작되자 몸이 먼저 반응했다.

 

1993년도부터 지금까지 재료 하나하나를 고집스럽게 고르며 한결같이 지켜온 그 맛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장인만의 영역이었다. '신천궁전떡볶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사장님은 오늘도 첫날과 같은 마음으로 불을 올린다.

 

수십 년간 정들었던 원래 자리를 떠나 새롭게 터를 잡았다.

장소가 바뀌었어도 단골들이 귀신같이 알고 이 맛을 찾아오는 이유는 대체 불가능한 그 맛에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하는 이곳의 매운맛은 특유의 카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알싸한 후추 맛이 혀끝을 강타한다. 이 강렬하고도 중독성 있는 국물이야말로 대구 사람들이 그토록 사랑해 온 '진짜 원조'의 맛이다.

특히 떡볶이 국물에 바삭하게 튀겨낸 튀김오뎅과 노릇하고 고소한 납작만두를 푹 찍어 먹는 이른바 '삼합(三合)'의 조화는 오직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완벽한 미학이다. 


사장님은 "초등학생 때 오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자기 아이 손을 잡고 와 '이게 아빠·엄마가 먹던 진짜 맛이야'라며 들러줄 때 세월의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사장님에게 떡볶이는 단순한 장사 도구가 아니었다. 눈 뜨면 달려가던 삶의 현장이었고, 자녀들을 공부시켜 번듯하게 키워낸 생명의 줄기였다.

 

30여 년간 한 길 만을 걸어오신 창업주 내외분, 예전 매장 운영모습. 

"완전한 생활 터전이자 내 인생 그 자체"라고 회상하는 그는 고된 주방 일에 어깨와 손목이 성할 날 없었지만, 장성한 자식들을 볼 때면 모든 피로가 씻은 듯 사라졌다고 말했다. "상호는 그대로 쓸 수 있어도 내 손맛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다"는 그의 말에는 자식을 키워낸 부모의 책임감과 음식에 대한 결연한 자부심이 서려 있다.

 

요즘 유행하는 자극적인 맛들 사이에서도 신천궁전떡볶이가 깊은 풍미로 사랑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맛을 유지하겠다는 고집 때문이다.

 

그는 "고급 재료, 좋은 재료 등 내가 먹어도 좋겠다 싶은 것들로만 만든다"며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마음을 끝까지 이어가는 것이 진짜 원조의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먹거리가 쏟아지지만, 사장님은 언제나 이 자리에서 손님들을 기다릴 예정이다.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고된 하루를 달래주는 소울푸드로 남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비록 공간은 새로워졌지만, '신천궁전떡볶이'의 솥 앞에는 여전히 30년 전 그날과 같은 마음의 장인이 서 있다. 대구 떡볶이의 진짜 역사는 사장님의 쉼 없는 손길과 함께 이곳에서 다시 뜨겁게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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