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었는데 쉽게 잠이 오지 않거나 새벽녘에 자주 깬다면 ‘불면증’을 의심할 수 있다. 불면은 단순히 ‘잠이 안 오는 증상’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잠을 잘 자는 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면역력 회복, 기억의 정리, 감정 조절과 같은 중요한 생리적 회복과정이다. 따라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건강의 전반적인 균형이 흐트러지고, 면역력이 저하되며 호르몬 균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불면증은 크게 ▶입면장애형(잠이 드는 데 30분 이상 걸림), ▶중도 각성형(자주 깨는 형태), ▶조기 각성형(새벽에 일찍 깨고 다시 잠들지 못 함) 3가지로 나뉘며, 수면의 질이 저하되어 일상에 영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분류되며, 우울·불안감, 피로,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간에 자주 깨는 ‘중도각성형’은 스트레스나 자율신경 불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 피로, 카페인, 야식,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되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이 높게 유지되어 쉽게 잠들지 못한다.
한의학에서도 불면증을 ‘불매(不寐)’라 하며, 심신의 조화가 깨어진 상태, 즉 자율신경이 흐트러진 상태로 본다. 불면의 원인에 따라 ▶심비양허형(心脾兩虛型, 피로하면서 잠이 오지 않고 식욕부진이 동반), ▶간화상염형(肝火上炎型, 스트레스로 위로 열이 오르고 쉽게 잠들지 못함), ▶심신불교형(心腎不交型, 장기간의 피로, 노화로 잠이 얕고 새벽에 자주 깸), ▶담열내요형(痰熱內擾型, 습담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막힌 느낌이 들며 쉽게 잠들지 못함)으로 구분한다. 체질과 유형에 따라 한약, 침, 뜸 등의 치료를 병행해 자율신경 균형을 바로잡고 수면의 질을 높인다. 특히 신문혈(神門), 내관혈(內關), 발목의 태계혈(太谿), 머리의 백회혈(百會) 등은 수면의 질을 높이는 대표적인 혈자리다. 대추차, 복신(복령)차, 연자육차 등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좋은 한방차다.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처럼, 숙면은 최고의 치유제이자 회복과정이다.
한의학에서는 ‘억지로 재우는 것’보다, 몸의 흐름을 바로잡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자연스럽게 잠이 드는 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치료뿐 아니라 생활습관 역시 중요하다. ▶규칙적인 수면시간, ▶조명 밝기 조절 ▶수면 시간 전 전자기기 사용 제한, ▶자기 전 따뜻한 족욕, ▶가벼운 스트레칭도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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