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돌이' 모양을 한 AI 돌봄 인형이 ‘살려줘’ 외침에 응급 상황을 포착해 70대 노인 생명 구했다.
대전에서 보급 중인 인공지능(AI) 돌봄 로봇 인형이 위급 상황에 처한 70대 노인의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한 홀몸 어르신이 집 안에서 “살려줘”라고 말하자, 곁에 있던 AI 돌봄 인형이 이를 위험 신호로 인식해 관제센터에 즉시 알렸고, 관제 요원이 상황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하면서 신속한 구조가 이뤄졌다.
돌봄 로봇 인형은 단순한 대화형 로봇이 아니다.
어르신들의 일상 대화를 분석해 ‘죽고 싶어’, ‘힘들어’, ‘혼자 있어’ 등 우울감을 표현하는 키워드가 감지되면 관제센터에 자동으로 알린다.
특히, ‘살려줘’, ‘도와줘’ 같은 직접적인 요청이 있을 경우 응급 호출 체계로 연결된다. 또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내장돼 있어 12시간 이상 활동이 없을 경우에도 관제센터가 즉시 안부를 확인한다.
돌봄로봇 관제센터에 근무중인 한 요원은 “TV 소리나 주변 잡음으로 잘못 호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마저도 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며 “긴급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겉모습이 인형 형태인 것도 특징이다. AI 스피커와 같은 기능을 갖췄지만, 지자체별로 지역 마스코트 디자인을 적용해 친숙함을 높였다.
대전에서는 지역을 상징하는 캐릭터 ‘꿈돌이’로 제작돼 보급 중이며, 현재 1천 대가 어르신 가정에 설치돼 있다.
AI 돌봄 로봇 인형은 단순히 응급 상황만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대화와 정서적 교감 기능도 지원한다. 인공지능 대화 시스템을 탑재해 날씨·건강 정보 제공은 물론, “오늘 뭐 먹을까?” 같은 가벼운 대화에도 반응한다.
돌봄로봇 관제센터 관계자는 “어르신이 먼저 말을 걸지 않아도 인형이 시간대별로 안부를 묻거나 대화를 시도한다”며 “고독감 완화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고령화 사회 속에서 AI 돌봄 기술이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대전시는 앞으로 보급을 확대해 더 많은 독거노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