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健忘症)은 스트레스, 피로, 집중력 저하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인 반면, 치매는 뇌신경세포 손상으로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난 것으로 서로 다른 증상이다. 건망증은 지남력에는 문제가 없고, 힌트를 주면 잊은 내용을 기억해낸다. 하지만 치매는 기억력저하 뿐 아니라 지남력저하 및 인격변화 등이 동반돈다. 엄밀한 건망과 치매는 다르지만, 뇌기능을 저하시키는 건망의 원인을 그대로 놔둔다면 노화를 촉진하여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뇌영양제를 먹고 있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포스파티딜세린 제품이거나 은행잎 추출물(백과엽), 단삼, 천마, 맥문동 등 추출물로 된 영양제를 복용한다. 포스파티딜세린은 뇌신경 세포막의 기능을 활성화하며, 아세틸콜린의 합성 및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잎 추출물은 항산화효과와 혈액순환 촉진 작용을 통해 뇌기능을 개선한다. 단삼은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을 억제하고 혈관보호 및 혈관확장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천마는 뇌혈류 증가, 항산화작용, 뇌세포파괴 방지 효능이, 맥문동은 항염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의학에는 건망과 치매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법이 있다. 건망은 건망, 치매는 매병(呆病), 치병(痴病), 치매(癡呆) 등으로 불리며, 기혈순환을 방해하는 습담(濕痰), 어혈(瘀血)을 제거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거나 신경을 안정시키고 몸을 돕는 방법 등을 통해 뇌 혈류 순환을 촉진하고 인지기능저하증상을 개선한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수험생 보약으로 알려진 총명탕(聰明湯)이 있다. 총명탕의 약재 중 하나인 원지(遠志)는 산화스트레스에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으며, 치매를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고 신경 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촉진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처방으로는 공진단(供辰丹)이 있다. 공진단은 뇌세포를 보호하고 뇌신경 성장인자를 촉진하며, 아세틸콜린에스트라제(기억력감퇴유발물질)를 억제하여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외에도 조위승청탕, 귀비탕, 육미지황탕, 억간산 등도 인지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며, 백회(百會)혈, 신문(神門)혈, 사신총(四神聰), 예풍(翳風)혈 치료는 신경을 안정시키고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건망/치매에 도움이 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는 기억도 있지만 소중한 추억,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고 내가 누군인지 기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뇌의 노환는 좋지 않은 습관, 우울증,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의, 혈관 노화 등 다양한 요인이 누적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치료가 아닌 지속적인 한방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생활습관, 수면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적절한 야외활동과 운동, 사람들과의 교류, 손을 사용하는 새로운 자극은 뇌를 자극하여 뇌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 견과류 섭취, 항산화 작용이 있는 제철 과일과 채소 섭취는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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