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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고 답하다]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 인연
  • 푸른신문
  • 등록 2019-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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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맺는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인하여 행복해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인연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행복과 불행을 가르는 중요한 열쇠(KEY)가 될 수 있다. 여기서 K(Keep)는 인연은 만들어 가고 이를 잘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E(Equal)는 인연은 상대방의 귀천에 관계없이 모두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Y(Yield)는 인연은 인연을 낳는다는 의미이다. 즉 한 사람의 인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연결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인연을 대하는 유형에는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좋은 인연이 찾아왔는지 조차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 둘째 모처럼의 인연을 악연으로 만드는 사람, 셋째 한 번의 인연을 평생 좋은 인연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연은 첫째의 유형처럼 스쳐지나가는 인연이다. 하지만 둘째의 유형처럼 바람직하지 못한 인연도 있으니 경계할 일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셋째 유형이다. 평생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수록 우리의 인생은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렇다고 좋은 인연만 내 인생에 보탬이 되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의 화가 조르주 루오가 남긴 판화 작품의 제목이 이채롭다.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도 향을 묻힌다.’ 아픔을 주고 상처를 주는 도끼날에도 독을 묻히기는커녕 오히려 향을 묻혀주다니!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별의 별 사람들을 다 만난다. 그들 중에 좋은 인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시련과 고통을 안겨주는 인연도 있다. 그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대개는 분노와 절망으로 그를 미워하고 원망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한번쯤 생각해 보자. 향나무를 닮은 의연한 삶을 살 수는 없을까? 자기를 찍는 도끼에도 향을 남겨주어 결국은 도끼를 쥔 자를 감화시킬 수는 없을까? 처음부터 태어난 악연은 없다. 인연은 상호 작용이다. 반(半)은 나의 몫이다. 그리고 악연도 인연이다. 그 속에서 담금질되어 보다 나은 내가 되는 것이다. 인생 그리고 인연,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
노르웨이 어부들은 바다에서 잡은 정어리를 저장하는 탱크속에 반드시 천적(天敵)인 메기를 넣는다고 한다. 불편한 동거 때문에 메기들이 긴장한 정어리들에게 죽을 틈도 주지 않아서 끝내 살아있게 한다니 대단한 역설의 지혜다. 살아가면서 세상에는 천적과 같은 인연이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마주치기 싫은 사람, 고통을 주는 사람,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 하는 일이나 말마다 엇박자를 놓는 사람 등 수도 없다. 그런데 분명한 것이 있다. 그들도 나와의 인연 아니던가. 이런 인간들이 내게 메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여기면 어떨까. 아마 멋진 세상이 될 것 같다.
톨스토이는 그의 저서 ‘세가지 질문’에서 지금, 함께 있는 사람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갈파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리고 또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알면서도 실천이 어렵다는 것을.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시작해보자.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함박 웃음과 함께 따뜻한 차 한잔 권해보는 것은 어떨까? 


구 용 회 건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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