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紅蔘)은 식품으로 팔리면서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지 않아도 구매하여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한약이다. 그러다보니 진료 시 ‘우리 아이가 홍삼을 먹어도 되는 체질인지’, ‘명절에 홍삼선물이 들어왔는데 처방받은 한약과 같이 먹어도 되는지’ 궁금해 하는 환자들이 많다.
홍삼은 상하기 쉬운 인삼을 중국으로 유통하기 위해서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친 한약재다. 삼(蔘)에는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라 불리는 성분이 있어 면역강화, 항암효과 등을 나타낸다. 홍삼의 원재료인 인삼은 예로부터 보기(補氣)하는 대표적인 약재로 몸을 따듯하게 하고 비위기능을 길러 기운이 없고 추위를 많이 타며 식욕이 없고 식은땀을 흘리는 증상 등을 치료하기 위해서 사용되어 왔다.
기운을 돕는다(보기,補氣)는 말은 비유하자면 자동차가 달릴 때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부스터를 달아주는 것과 같다. 하지만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지 않고 한쪽만 강해지면 어떻게 될까. 엔진이 과열되어 차가 퍼질 수도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기운이 떨어진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홍삼이 열(熱)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실제로 잦은 코피, 혈압상승, 가슴 답답함, 입마름, 가슴 두근거림, 복통, 불면, 불안, 가려움증, 피부발진 등 홍삼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홍삼 복용을 조심해야하는 열이 많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아이들의 경우 순양지체(純陽之體)라 한다. 순수하게 양(陽)의 기운으로 된 사람이라는 뜻으로, 쉼 없이 움직이기 좋아하고 지치지 않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평상시 혈압이 높고 얼굴이 붉은 사람, 열이 가해지면 심해지는 피부질환자, 화가 자주 나는 사람은 홍삼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최근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많아 밤잠을 못 이루고 옅은 잠을 자는 분들, 뒷골이 당기는 느낌을 받는 분들 역시 홍삼을 복용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식품홍삼의 경우 홍삼 함유량은 적고 복용의 편의성을 위해서 당분과 향을 내는 물질을 넣으면서 홍삼 자체의 효능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잠시 복용한다고 해서 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홍삼의 경우 장기간 복용하거나 집에서 직접 고용량으로 달여 먹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면서 본인의 체질과 증상 없이 복용이 쉬워진 한약, 홍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체질에 맞지 않는데 챙겨먹는 경우, 체질에 맞더라도 장시간 복용하는 경우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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