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의 무는 ‘동삼(冬蔘)’이라 하여 겨울 산삼이라 불릴 정도로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무를 나복(萊 )이라 하며 성질이 따뜻 또는 평(平)하며 오장의 나쁜 기운을 씻어내어 허로(虛勞)에 좋고 기운을 아래로 내려주고(下氣)작용과 소화를 도와 식적(食積)을 없애고 기침과 가래를 완화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밀가루로 인한 독을 생무즙 또는 무씨즙을 이용해 풀어준다’라고 되어있는데 밀가루로 인한 독이란 밀가루를 먹고 난 뒤 생긴 소화불량, 복통 등의 증상을 말한다. 무의 가장 널리 알려진 효능은 소식(消食)일 것이다. 고구마를 먹다 목이 막히면,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동치미를 마시던 소화제처럼 먹던 관습처럼 무는 소화를 돕는 효능이 탁월하다. 아밀라아제, 디아스타제 등 효소가 풍부한데 특히 밀가루나 쌀 등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효소들로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한국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다만, 이 효소들은 열에 약해 소화기능을 살리고 싶을 땐 생무나 생무즙을 먹는 것이 좋다.
무는 비타민A, B1, B2, C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효능을 나타내고 시니그린이란 성분이 기관지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가래를 묽어 만들어 가래를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찬바람 불어오는 환절기에 호흡기 건강을 챙기기 좋은 음식이라 할 수있다. 또한 니코틴을 제거하는 효능도 있어 담배를 자주 피고 들러붙는 가래가 생기는 분들에게도 좋다.
한약재로는 무가 아닌 무의 씨를 사용한다. 무의 씨는 나복자(萊菔子)라 하며, 평(平)한 성질을 갖고 있으며 맵고 단맛이 있다. 기를 통하게 하고 체한 것을 내려가게 하여 복부창만, 트림, 설사, 가래, 오래된 기침을 치료한다. 최근에는 나복자가 알콜성 간독성을 줄이고 지방간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 학인되어 학술지‘Neutrients’에 게재되었다.
건강에 좋은 무는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할 수 있다. 소화를 돕는 목적으로 먹을 땐 익히지 않은 무를 섭취하는 것이 좋고, 무의 껍질에 비타민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껍질까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또한 햇빛에 말리게 되면 칼슘과 비타민, 단백질 등 영양소가 더욱 증가한다. 껍질 채 말린 무를 차로 마시거나 밥을 할 때 넣어 먹는 것도 좋다. 기침을 많이 하는 경우 무를 갈거나 채를 썰어 꿀에 절인 꿀무절임을 만들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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