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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고 답하다] 감동을 주는 위로
  • 푸른신문
  • 등록 2022-06-02 1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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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의에 빠진 사람을 어떻게 위로해야 그 사람이 용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럴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울한 표정으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보다는 무언가 힘이 되는 말을 해주면 큰 위로가 된다. 하지만 자칫 잘못 말했다가는 위로는커녕 더 큰 실의를 안겨 줄 수 있기 때문에 말을 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신중하게 고려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뜩이나 마음이 상해 있는 상대방은 말 한마디에 따라 희망을 갖기도 하고 혹은 더욱 큰 실의에 빠지기도 한다.
1995년에 일어났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온 국민에게 깊은 슬픔과 분노 그리고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나마 건물 잔해 속에서 꿋꿋하게 버티다 살아난 사람들의 소식이 한 가닥 기쁨으로 다가 왔다. 당시 건물더미 속에서 수십 일 동안 갇혀 있다가 겨우 살아난 유지환 양을 구조할 때의 일이다.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던 지환 양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구조 작업이 무섭기만 했다. 그녀는 철근과 돌덩이들이 내려앉는 소리를 듣고 두려움에 떨며 구조대원에게 말했다. “아저씨, 무서워요.” 그러자 구조대원 중 한 사람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중에 건강해지면 우리 데이트하자.” 만일 구조대원이 ‘무섭겠지만 조금만 참아.’라는 식의 상투적인 말을 했다면 지환 양은 큰 용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해지면 우리 데이트하자’라는 그 구조대원의 말에는 반드시 살 수 있다는 확신이 담겨 있었고 그것이 지환 양에게는 커다란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사업이 어려워진 친구를 위로할 때 “다 겪는 시련이야. 나중에 성공하면 모른 척 하지 말라고.”라는 말은 단순히 “기운 내.”라는 말보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더 확실하게 심어 줄 수 있다. 또 위급한 병으로 입원한 친구에게 상투적인 위로보다는 “입원했다고 해서 큰일 날 줄 알았는데 다 나았구먼. 우리 다음 주에 등신이나 같이 가자고.”라는 말이 훨씬 더 희망적이다. 사업상 중요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에게는 “열심히 했으니 좋은 소식이 올 거야.”보다는 “이번 일 실패하면 내가 한 턱 낸다.”라는 말이 더욱 힘이 된다.
위로는 상대방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로의 말은 상대에게 힘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진정한 의의가 있다.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하는 위로는 허공을 떠도는 메아리일 뿐이다.
재치 있는 말 한마디는 상대방에게 용기와 기쁨을 주고 한순간이나마 모든 근심과 걱정을 사라지게 한다. 유머에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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