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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고 답하다] 말하기 전에 생각을
  • 푸른신문
  • 등록 2021-12-09 11: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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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급한 사람들이나 서로가 잘 통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지레 판단하는 것이다. 성급한 판단은 반드시 오해를 불러 오고 오해는 불신을 부르며 불신은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린다.
작은 섬 마을에 아름다운 아가씨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섬 생활에 싫증을 느껴 언제나 도시로 나갈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부모님이 골라준 도시 총각과 맞선을 보게 되었다. 잔뜩 기대에 부푼 그녀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도시 총각의 마음을 사기 위해 정성껏 치장을 하였다. 그런데 치장에 너무 열중하다 보니 그만 배가 떠날 시간이 다 되고 말았다. 부랴부랴 선착장으로 달려갔더니 배는 뱃고동을 길게 울리며 떠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칠 수 없었던 그녀는 선착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배를 향해 힘껏 뛰었다. 하지만 배에 올라타지 못하고 바다에 풍덩 빠져 버리고 말았다. 깜작 놀란 선원들이 그녀를 간신히 배 위로 끌어 올려주자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겨우 감사의 인사를 했다. “구해주셔서 헉… 감사합니다. 헉… 헉” 그러자 선원들이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이봐요, 아가씨. 뭐가 그리 급해요? 10초만 기다리면 배가 항구에 닿을 텐데…”
또한 상대가 무심코 던지는 말에도 신중하게 대답해야 한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여직원이 후배에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 요즘 살찌는 것 같지 않니? 배도 좀 나오고…” 후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말한다. “어머, 언니, 그러고 보니 배가 많이 나 왔네. 임신했구나. 몇 개월이야?” 물론 결혼하기는 했지만 그녀는 다이어트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안 그래도 배가 나와 걱정인 여직원에게 이 말이 기분 좋게 들릴 리가 없다.
사무실에서 한 동료가 김 대리에게 다가와서 말한다. “우리 차 한 잔 할까?” 김 대리는 바쁜 듯 대답한다. “난 아까 마셨어.” 상대방은 차를 마시고 싶은 것이 아니라 김 대리에게 정보를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위의 경우 여직원의 후배나 김 대리는 상대방의 말을 한 번 쯤은 더 새겨 들어야 했다. 만일 정말로 중요한 정보를 주기 위해 말을 건넨 것이라면 성급하게 대답해 버림으로써 그들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코앞에서 놓친 것이다.
누군가가 선물 꾸러미를 들고 왔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 당신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자녀의 것일 수도 혹은 그 사람이 받은 것일 수도 있다. 말이나 행동은 한 번 뱉고 나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면 좋은 말, 제대로 된 말을 할 수 있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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