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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고 답하다] 질책과 칭찬
  • 푸른신문
  • 등록 2021-12-02 11: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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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에 대한 질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질책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 자리에서 큰소리로 질책하는가 하면 조용조용 설득하는 사람도 있다. 상대방을 칭찬하면서 질책할 수 있다면 최상의 질책 방법일 것이다.
최 대리가 패기만만하게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것으로 인해 그는 깊은 실의에 빠지게 되었다. 이 부장은 프로젝트가 실패한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좀 더 신중하지 못한 데에 원인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최 대리는 자신에게 맡겨진 첫 번째 임무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에 조금은 들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차분히 일을 처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부장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최 대리가 보여준 강한 추진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최 대리를 불렀다. “이번 일로 나는 자네의 추진력을 높이 사게 되었네. 그 점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더군, 다음에는 그 추진력에 신중함을 더하면 충분히 성공할 거라고 믿네.”
말이라는 것은 정말 오묘하다. 같은 질책의 소리를 해도 칭찬과 더불어 하면 질책이 아닌 칭찬으로 들린다. 큰 질책을 각오하고 있던 최 대리도 이 부장의 칭찬으로 들린다. 최 대리는 이 부장의 칭찬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감동을 받은 상태에선 질책의 말을 듣더라도 크게 마음이 상하지 않기 때문에 금방 실의에서 벗어나 다음 일에 열심히 정진할 수 있다. 실패 속에서 장점을 찾아내는 것이 상대를 질책하기에 앞서 해야 할 일이다. 실패는 대개 업무 진행 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에 소홀하여 발생하는 것이지 과정 전체가 잘못되어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그 과정을 더듬어 올라가다 보면 격려하고 장려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질책을 칭찬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대단한 인내심과 상대방에 대한 깊은 애정이 필요하다. 애정 없이는 장점을 발견할 수 없다.
하지만 칭찬의 말이라고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칭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의 말이 된다. 칭찬을 활용한 질책에는 요령이 필요하다. “자네의 패기는 정말 대단하네. 그런데 거기에 신중함이 더해지면 더욱 좋겠네.” 이 말은 칭찬의 말임에는 틀림없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느낌은 크게 다르다. 바로 ‘그런데’라는 단어 때문이다. 이런 접속사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참을 칭찬하다가 갑자기 ‘그런데’ 혹은 ‘그러나’라고 말해 버리면 듣는 사람은 이내 맥이 빠진다. 결론적으로 질책이 되고 마는 것이다. “자네는 서류를 잘 작성하는군. 이 부분에 이런 내용을 삽입한다면 더욱 좋겠네.” 같은 말이라도 ‘그런데’ ‘그러나’가 빠짐으로써 말 전체가 칭찬의 말로 들린다. 그래서 질책을 듣는 사람도 기꺼이 충고를 받아들이며 즐거운 마음으로 서류를 수정한다. 거기에 “고생했다”라는 말을 덧붙이거나 자신의 실수담이라도 이야기해준다면 당신은 상대방에게 최고의 동료, 상사 혹은 친구가 될 수 있다.
거대한 조직 사회 속에서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을 많이 만드는 것이 곧 성공의 밑거름을 다지는 것이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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