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길을 묻고 답하다] 선순환 정보 유통
  • 푸른신문
  • 등록 2021-10-07 11:19:18
기사수정

모든 조직에서 의사소통과 정보 공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직에서 정보 공유는 인체에서의 혈액순환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으면 신체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심하면 생명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은 주어진 목표나 임무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조직 생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公私(공사) 부문을 막론하고 많은 조직에서는 소통과 정보 유통을 강조하고 있다. 각종 보고서에서부터 회의, 간담회, 일일/주간/월간보고, 그리고 이메일, 전자게시판, 스마트폰 채팅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보고 형식과 소통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전사회적(全社會的)으로 소통을 강조하고 여러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소통을 제대로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조직의 공통된 고민은 좋은 내용의 정보만 위로 보고되고 나쁜 내용은 제대로 보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이른바 침묵효과(mum effect)이다.
1996년 미국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고 조사 결과 기체 부분의 결함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실무 기술자들의 부정적 의견이 상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항공사가 외국에서 사고가 날 경우 사고 조사를 담당하는 외국 기관들이 흔히 문제 삼는 것이 있다. 한국 국적기의 경우 항공기 조정실에서 기장, 부기장, 항법사들 간의 위계질서가 권위주의적이고 엄격해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경직된 의사소통이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일반론을 근거로 한국사회의 경직된 조직문화를 문제 삼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직언을 수용하고, 반대 의견도 서슴없이 개진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즉, “부하의 직언이야 말로 확실한 경영 자문”이라고 CEO를 비롯한 임원진들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나쁜 내용의 보고라도 절대로 화내지 않고, 오히려 “보고해 줘서 고맙다”는 태도를 견지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나쁜 내용의 보고에 대해 화를 내는 상사에게는 나쁜 정보는 더욱 보고되지 않기 때문이다. 선순환의 정보 유통이 절실한 이유이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

0
푸른방송_사이드배너
영남연합포커스_사이드배너
구병원
W병원
인기글더보기
최신글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
하루 동안 이 창을 다시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