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람들이 세상을 이루며 살아가다 보면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생각들이 있다. 그 말은 사람들과 살아가려면 때론 다른 사람의 생각에 자기를 맞춰야 할 때도 있고, 자기의 생각을 관철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생활이란 어쩌면 생각과 생각의 교류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가까운 예로, 일상생활에서도 두 사람 이상 모여 무언가를 할 때면 무엇을 먹을까, 어떤 물건을 살까, 어디에 갈까 등 서로의 생각을 조율하게 된다. 이렇게 사소한 일이야 누구의 의견을 따르든 크게 손해 보거나 영향을 받을 일이 없겠지만 사회생활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여러 사람들이 더불어 일하면서도 각자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사회생활에서는 자기의 주장을 관철하지 못하거나 우유부단하게 행동하는 것이 곧바로 자신의 사회적 능력과 직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생활에서의 설득은 치열한 삶의 경쟁과도 직결된다. 설득이라는 것은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상대방을 나의 의견에 동조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떻게 하든 상대방에게 나의 의견을 관철해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사무실 한쪽 회의실에서 김 대리와 정 대리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 대리가 조용조용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비해, 정 대리는 단번에 “그건 이번 상황과 차원이 다르지. 내가 보기에…”하면서 김 대리의 말을 자르며 끼어든다. 순간 김 대리는 기분이 상해 ‘네가 알면 얼마나 알아.’ 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어떻게든 내가 널 이기겠다.’는 감정이 앞선 상태에서 상대방을 억누르려고 한다. 그들을 옆에서 지켜보면, 꼭 눈과 귀는 막고 서로의 입장만 떠들고 있는 것 같다. 그들에겐 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동료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대리의 경우, 우선 상대방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준다. 그리고 일단 맞장구를 쳐준다. “그렇군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혹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라는 식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충분히 이해해준다. 그러면 상대방은 이 대리에 대해 일단은 안도감과 함께 친밀감을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넋두리까지 늘어 놓는다. 이 대리를 더 이상 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그때 자신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말하면 그만큼 설득하기 쉬워진다.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 방법이 최선의 선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것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제 상대방은 이 대리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경우 혹시 다른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요?” 또는 “제 생각은 이런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식으로 대화를 풀어 나가면, 상대방과 격한 감정싸움을 하거나 크게 힘들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할 수 있다. 상대방을 자기편으로 글어들이는 것이 바로 설득의 첩경인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당신의 주장에 동의해 주기를 바란다면, 먼저 당신이 그 사람의 친구임을 확신시켜야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