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이라면 한달에 한번씩 겪게 되는 월경(月經)이 있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면 좋겠지만, 다양한 호르몬 작용들로 인해 불규칙한 주기, 월경 시 수반되는 구토, 설사, 통증 등 월경과 관련된 여러 제반 증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한 불편함과 고통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많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더욱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주기, 통증형태, 양, 생리혈의 색상이나 형상을 물어보다보면 생각보다 자신의 월경상태에 대해서 모른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은 그중 생리혈 색깔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생리혈의 색상은 자궁의 건강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이다. ▶건강한 성인 여성의 생리혈 색은 덩어리 없는 선홍색이다. 약간 짙은 선홍색이나 생리가 끝날 무렵은 갈색 혈은 건강한 혈색범위에 들어간다. 다만 주기가 아닌데 나타나는 갈색이나 선홍색은 배란혈, 착상혈 또는 비정상 출혈 등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지속되는 경우 검사를 받아야한다. ▶생리혈이 연분홍색을 띄는 경우 질 분비물이 많은 것을 의심할 수 있다. 질에는 다양한 유익균들이 살면서 건강한 질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면역력 감소, 항생제 복용, 세균 감염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질 분비물이 증가하는 경우, 투명한 분비물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고 연분홍색의 생리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질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냄새가 나고 성교통, 배뇨통, 외음부의 가려움 등을 유발해 치료가 필요하다. ▶어두운 자주색을 띄는 경우, 자궁내막조직의 탈락이 빠르거나 생리양이 많은 것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대부분 덩어리, 흔히 우리가 ‘굴을 생산한다.’라고 말하는 혈괴(血塊)가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 내열(內熱)로 인해 탈락이 빠르게 일어나면서 자궁내막조직을 묽게 만드는 효소가 충분히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철분부족, 자궁내막증,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월경 시 몸 상태에 따라 일시적으로 덩어리가 생길 수 있지만 생리통이나 혈괴가 오래 지속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크게 한열(寒熱)에 의해 혈색이 바뀌는 것으로 본다. 의서를 보다보면 ‘월경혈이 자주색이면서 혈괴가 있다면 열(熱)로 인한 것고, 색이 마치 검은 콩물(紫黑)과 같다면 이는 한습(寒濕)에 의한 것이다.’ 등 혈색에 대해 언급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딸기시럽을 졸인다고 생각해보자. 열이 가해지면 가해질수록 색이 진해지고 짙은 색을 나타낼 것이다.
월경색 하나로만 건강상태가 어떠한가를 알기는 어렵지만 상태를 알 수 있는 표지가 되어준다. 항상 자신의 주기와 색, 덩어리 유무 등 월경제반증상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한다. 요즘은 월경 주기를 기록할 수 있는 다양한 어플이 있어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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