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고 꽃이 피면서 사람들은 활기차게 다니는 것 같은데, 나는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어서 누워있고 싶은 마음과 전쟁을 벌이고, 겨우 일어나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자꾸 눕고만 싶다. 이런 증상을 ‘권태감(倦怠感)’이라고 한다. 권태감의 원인은 수술, 영양불량, 대사이상, 만성피로증후군 등 원인에서부터 우울감과 같은 정신적 이유로 인해서도 발생한다. 꽃가루, 미세먼지 등에 의해서 심해지는 봄철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성분의 약에 의해서도 유발되기도 한다. 최근 비염증상이 있는 가족을 둔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영양제의 경우 천연항히스타민제가 들어있어 졸음과 나른함을 유발한다.
이런 권태감을 이겨내기 위해 충분한 휴식, 가벼운 운동, 스트레스 해소, 양질의 수면, 비타민제 복용 등의 방법이 권장된다. 그러나 가벼운 증상이 아닌 우울증, 질병 치료나 수술 후, 질병 치료로 인한 권태감의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흔히 ‘보약(補藥)’이라고 불리는 처방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경옥고(瓊玉膏)’, ‘공진단(供辰丹)’, ‘홍삼(紅蔘)’ 등과 같은 처방이다. 처방명부터 ‘넓게 보한다(大補)’라는 의미를 가진 십전대보탕은 혈(血)을 보하는 처방과 기(氣)를 보충하는 처방에 황기과 계피가 더해진 것으로 전신권태감, 빈혈, 피부건조, 식욕부진, 피로감 등의 증상에 사용된다. 십전대보탕은 백신 접종 전/후에 복용하면 항체 형성이 증가하고, 형성된 항체의 유지기간이 늘어나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전신 쇠약감이나 체력이 약한 경우 백신접종 전후에 복용한다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보중익기탕은 ‘보중(補中)’, 즉 속인 비위(脾胃)기능을 도와 과로 후 피로, 허약체질, 식욕부진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또한 보중익기탕을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독감예방효과와 전신염증수치의 감소 등을 나타낸 연구결과가 있다. 각자의 체질과 원인에 맞춰 한약을 복용하면 피로를 개선시킬 수 있다.
큰 질병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을 힘들게 하는 권태, 피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피곤해도 잠은 규칙적으로! 피곤하다고 잠을 늘리거나 누워있는 생활을 하는 것은 오히려 체력을 약화시켜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너무 피곤한 경우 낮잠을 10~20분정도 수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자는 도움이 된다. ▶가벼운 운동을 하자! 작년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활동량이 많이 줄어들고 몸무게가 늘면서 기혈순환과 기초체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피로감과 권태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되찾는 것이 좋다. 다만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고강도의 운동을 하면 부상을 입을 뿐 아니라 오히려 피로감이 강해질 수 있어 햇빛 받으면서 걷기, 맨손체조, 스트레칭 등 저강도 운동을 하루 30분씩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햇볕을 쬐자! 특히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긴장감이 완화되고 우울감이 개선된다. 또한 멜라토닌 분비를 도와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제철음식을 먹자! 카페인,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봄 제철음식인 냉이, 달래, 쑥, 주꾸미, 딸기, 자몽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식욕을 개선하고 피로감을 개선할 수 있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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