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목요단상_木曜斷想] 심판의 권위
  • 푸른신문
  • 등록 2021-03-06 12:29:01
기사수정

미식축구에서는 공격권을 가진 팀이 4번의 공격 기회를 가진다. 이 4번의 공격에서 10야드 이상을 전진해야 다시 공격권을 얻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공격과 수비 선수들 간의 신체적 충돌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첨단 장비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스포츠 가운데 하나인 경기임에도 공격권을 결정짓는 공의 위치를 판정하는 것은 심판이다. 선수들이 뒤엉켜있거나 공을 가진 선수가 넘어지면서 터치한 공의 정확한 위치를 판정하는 일은 매우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 판정 하나로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심판의 판정은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다. 심판의 판정에 대한 공정성과 그 권위를 인정하는 것이다. 또, 이의를 제기할 경우 경기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은 경기가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조정하는 동시에 경기장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갈등을 해결한다. 또, 심판은 정해진 규칙에 의해 공정하게 판정한다는 전제에서 경기에 참여하는 모든 선수는 심판의 판정에 복종한다.
심판의 판정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심판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실수할 수도 있다. 심판의 실수로 인해 경기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일이 종종 발생함으로써 야구, 축구, 배구 등의 경기에서는 심판의 판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기계가 심판의 판정을 판정하고 있다. 사람의 판정을 믿지 못해 기계의 힘을 빌려 최종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서로 간의 불신이 계속 발생할 경우 기계에 의한 판정의 범위는 지금보다 더 넓어질 수도 있고 다른 스포츠 영역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심판을 믿지 못해 기계에 판정을 맡기는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경기는 재미가 없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스포츠 경기에 규칙을 정해 놓은 이유는 모든 선수가 공정하게 경기를 펼치고 관중은 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심판은 규칙에 따라 경기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수나 관중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갈 책임이 있다. 만약 심판이 사심에 의해 한쪽에만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면 그것은 심판으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행위라 할 것이다. 특히 가끔 불거지는 사건처럼 실수를 가장한 오심은 심판의 권위를 훼손시킬 뿐 아니라 스포츠 전체에 대한 신뢰와 흥미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오심이 잦아지면 이것은 실수가 아니다. 실력이 없는 것이다. 심판은 경기 전체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수련해야 한다. 심판의 권위가 살아날 때 원활한 경기, 모두가 즐기는 경기가 된다.

변점식

0
푸른방송_사이드배너
영남연합포커스_사이드배너
구병원
W병원
인기글더보기
최신글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
-
하루 동안 이 창을 다시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