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늘 더부룩하다’, ‘명치끝이 답답하고 음식을 먹으면 더 심해진다’, ‘병원을 가서 검사하면 특별한 이상은 없고, 위염(또는 역류성 식도염) 소견이 있다고 해서 약을 받아먹는데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숨쉬기가 힘들고 가슴이 답답하다’ 등 한의원에는 소화와 관련된 병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음식을 먹고 난 뒤 증상이 발생하거나 심해진다면 ‘식적(食積)’으로 인한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다.
식적(食積)이란 ‘음식(食)’+‘쌓이다(積)’라는 한자를 쓰는 병명으로 쉽게 풀이하자면 음식이 쌓여있다는 의미다. 좋지 않은 식습관으로 인해 소화, 흡수, 배설이 잘 되지 않으면 담(痰) 또는 적(積)이라고 부르는 노폐물들이 쌓이게 된다. 노폐물이 누적되면 위장운동이 저하가 되면서 더 많은 노폐물이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독소나 가스가 발생하게 돼서 속이 트적지근해지고 트림이 자꾸 나게 되며 명치부분이나 배를 딱딱하게 굳게 만들기도 한다.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입 냄새, 트림, 설사 등 위장질환은 물론 만성피로, 담 결림, 두통, 요통,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질환, 나아가서는 먹는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해서 오는 우울감까지 다양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식적을 없애는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평위산(平胃散)’이 있다. 뭉쳐있는 찌꺼기를 없애고 비위를 도와 찌꺼기가 생기지 않을 수 있도록 해준다. 식적증상은 한약과 침, 뜸으로 좋아진다. 심지어 보험적용이 되는 한약이 있어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식습관과 연결된 질환이다보니 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다시 재발할 수 밖에 없다.
평상시 담백한 음식 위주로 섭취하고 배를 따뜻하게 하여 소화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적(積)을 만드는 음식인 차갑고 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은 줄이고 과식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활동량이 줄어진 밤에 음식을 먹거나 먹은 뒤 바로 앉거나 눕는 습관을 피해야한다. 이런 습관들은 노폐물을 만들 뿐 아니라 위장관 운동을 방해시켜 노폐물이 쉽게 생기도록 한다.
속이 불편하고 조금만 먹어도 더부룩한데, 음식을 먹은 뒤 두통, 허리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심해진다면 식적이 아닌가 의심해보고 한의원에서 치료받기를 바란다. 또한 식적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는 진피차(귤껍질차), 생강차 등을 틈틈이 마시는 것도 추천드린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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