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 정치가, 과학자, 문학가였던 괴테(Johann W. von Goethe, 1749~1832)는 1949년 법률가의 아들로 태어나 바이마르 공화국의 재상으로도 활약하였고 ‘파우스트’ 등 수많은 문학작품을 남겼다.
그가 독일 문학계의 명성을 얻게 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한 여인과의 인연 때문에 쓴 소설이다. 1771년 변호사가 되어 고향에서 활동하고 있을 때 친구의 약혼녀인 살로테 부프라는 여인을 연모하다가 비련(悲戀)을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이 글의 내용은 우울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조용한 자연에 묻혀 지내던 베르테르라는 청년이 어느 아름다운 산간 마을에 찾아 든다. 베르테르는 마을 무도회에서 멋진 춤 솜씨를 가진 쾌활한 여인 로테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예감한다. 하지만 베르테르는 로테에게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 의기소침해진다. 그러면서도 베르테르는 로테를 만나고 싶은 일념 하나로 윤리적인 판단과 이성은 잠시 접어 둔 채로 그녀의 집을 계속해서 방문하게 되고 그들은 어느새 감성이 통하는 다정한 사이로 발전한다.
한편 일 때문에 도시로 나가 있던 그녀의 약혼자 알베르트가 돌아오게 되고, 베르테르는 그만 깊은 실의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깊은 곳에 묻어둔 채 로테를 위해 알베르트와 친분 관계를 맺는다. 어느 날 그 둘은 자살에 관한 찬반양론을 놓고 심한 논쟁을 벌이게 되고, 격식과 형식만을 중시하는 알베르트가 로테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베르테르는 생각한다. 어느 날 생일을 맞이한 베르테르에게 로테가 선물로 책과 자신의 리본을 선물하게 되고 베르테르는 그것을 사랑의 징표로 생각한다.
그 후에도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와 로테 사이에서 계속 괴로워하다가 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고 둘에게 작별을 고한다. 알베르트와 로테가 결혼을 한 뒤에도 세 명은 예전처럼 다정한 사이가 되어 시와 음악으로 서로의 감성을 교류한다. 베르테르는 계속해서 로테를 연모하다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그녀를 찾아가 사랑을 고백하지만 로테는 침착하게 작별 인사만 건넨다. 이에 실의에 빠진 베르테르는 여행을 빙자하여 알베르트에게 호신용 권총을 빌리게 되고 로테의 손에 의해 건네진 그 총으로 목숨을 끊고 만다. 한때 사랑 때문에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많았을 때 유행했던 ‘베르테르 효과’는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