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선택이 의미가 있는 것은 모든 결혼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예인들도 배우자 선택에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실패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간을 잘 이해하고 있는 철학자와 같이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해서 성공적인 결혼을 하는 것도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유명한 철학자이나 그의 아내 크산티페는 악처로 유명하다. 그는 손님과 담소하고 있는 중에도 아내가 고함을 치고 욕설을 퍼붓다가 구정물을 뒤집어 씌웠을 때 “천둥이 친 다음에는 비가 오는 법이지”라는 말을 했다는 일화가 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꼭 결혼하세요. 좋은 아내를 만나면 행복해질 수 있고, 나쁜 아내를 만나면 나와 같이 철학자가 될 수 있다”라는 얘기에서 아마도 나쁜 아내가 있었기에 철학에 더 매진할 수 있었나 보다.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는 톨스토이와 18살 차이가 있는데 톨스토이 만년에 재산문제로 엄청난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으로 인해 톨스토이는 82세에 가출해 어느 시골 기차역에서 폐렴으로 사망을 했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도 빠지지 않는다. 모차르트는 만년에 상당한 수입이 있었으나, 콘스탄체는 도박에 빠진데다가 낭비벽이 아주 심했다고 한다. 그녀는 모차르트의 장례식을 값싸게 치르고, 장대비가 온다는 이유로 장례식에 참석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모차르트 사후에는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와 서간을 출판하여 돈을 챙기기도 하였다고 한다.
너무나도 다른 화성남자와 금성여자가 만나 살아가는 결혼은 기적이다. 생각이나 살아가는 방식, 정서에서 남녀의 차이는 분명하다. 남자와 여자는 우선 보호해야 할 신체부위, 자신을 바라보는 눈, 일상을 살아가는 방식, 무엇보다도 서로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는 서로 결합할 수 없고, 어울릴 수 없는 평행선 관계이다.
이런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결혼이 가능한 이유는 ‘연애를 하면 콩깍지 상황’에 빠지기 때문이다. 남녀 차이 때문에 이성적으로는 결합할 수 없었다면 이미 인류는 멸망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다. 남녀가 연애할 때는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어 쾌감과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쾌감을 계속 느끼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이성을 억제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남녀간 연애시의 두뇌는 이성적인 판단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남녀가 첫 눈에 반하는 시간은 1/1,000초라고 한다. 한 번 빠지게 되면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하고 판단력을 상실케 하는 콩깍지 상황이 되어 버리고, 도파민이 분비됨에 따라 이성적 판단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다른 선택 상황보다 비이성적인 판단으로 배우자를 선택하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