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고도 경주에는 한옥 건물의 초등학교가 있다. 경주시 강동면 양동 마을에 있는 양동초등학교 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마을의 매표소를 지나면 넓은 운동장 뒤로 기와지붕에 한옥의 멋을 제대로 살린 계자난간으로 복도를 만들고 기둥도 붉은색으로 운치를 더한 건물이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까래는 아이들의 꿈만큼이나 높은 용마루를 받치고 사이사이 기와를 가지런히 얹어 놓았다. 학교 앞 푯말과 담장도 기와로 예쁘게 이어져 있었다.
양동초등학교는 1909년 9월에 양좌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은 후 11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전교생이 유치원생 포함해서 70명 남짓한 자그마한 학교이지만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교육과 전래 놀이 중심의 알찬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학생들은 등교 후 가방을 벗어놓고 마사토로 다듬어진 운동장을 자기가 세운 목표만큼 돌고 들어가서 수업을 하고 있다. 또, 월요일은 개량 한복을 입는 날이다. 한복을 입고 조상의 얼이 담긴 국궁을 경주 궁도협회 강사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연마하고 있다. 방과 후 활동으로 운동장 한켠에 텃밭을 만들어 농사짓기 체험도 하면서 땀의 소중함도 알아 간다고 한다. 한때는 농사 지도를 하시던 선생님이 전근 가는 바람에 중단될 위기에 놓였는데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지원으로 올해도 감자, 옥수수 조롱박과 여주를 수확하였고 메밀도 심어서 꽃이 피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교문을 개방하지 않아서 학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전해들을 수밖에 없었다.
이윤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