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달서구 도원지에서 천연기념물 제 330호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 한 마리가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수달은 성체가 아니고 생후 6주된 새끼수달이다.
도원지 옆 경작지 수풀에서 수달을 본 시민이 119 구조대에 신고했고 이렇게 구조된 새끼수달은 달서구청이 인계받아 현재 대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영양제 등을 맞으면서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새끼수달이 구조된 도원지 인근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수달 2마리가 발견됐었다. 스스로 살 수 있는 다 큰 수달이었기 때문에 달서구청은 당시 별도의 구조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발견된 새끼수달은 지난해 발견된 수달의 새끼로 보인다고 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 그냥 두었으면 어미가 데려 갔을 수도 있는데 구조 활동이 오히려 문제를 키운 건 아닌지 달서구청 환경보호과에 문의해 보았다. 건강한 상태면 구조를 안 하는데 발견 당시 아기수달은 완전 탈진상태여서 그대로 두면 죽을 수도 있다고 판단되어 구조하게 됐다고 한다.
그럼 또 한 가지 질문. 건강해져서 몇 달 만에 다시 도원지로 돌아갔을 때 부모수달은 과연 새끼수달을 알아볼 수 있을까? 담당자는 수달서식지 용역을 준 박사에게 문의해 본 결과 최상위포식자 중 하나인 수달이 새끼를 해칠 우려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어미의 공격에도 충분히 도망가고 자기 방어할 수 있도록 성체가 된 후 방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서 내년 3월경 방사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도원지는 다른 강과 연결되지 않고 주변도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신천에 살던 개체들이 산을 넘어 수밭고개로 해서 도원지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한다. 이번에 발견된 새끼수달은 대구시가 기존에 조사한 신천, 금호강 등지에 서식하는 개체수(20마리 이상)에는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개체로 보고 있다고 달서구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달서구는 내년 상반기 전으로 수달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인공 생태섬을 도원지에 별도로 조성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최근 코로나19 생활수칙을 주제로 한 수달 이모티콘을 제작해서 카카오톡으로 선착순 배포했고 대구사랑상품권인 대구행복페이에도 귀여운 수달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래저래 수달은 친환경 대구의 마스코트인 셈이다.
새끼수달이 건강해져서 빨리 어미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도원지에서 헤엄치는 수달가족을 만나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시길…
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