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무명의 세월을 보내다가 스타가 되거나 고위직에 임명 또는 당선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심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초심 그대로 변함없는 언행을 유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의 첫 일출 보기를 소망한다. 해돋이 명소를 찾아 멀리 떠나기도 하고 가까운 산으로 올라가 각자의 소원을 빌기도 한다. TV화면의 일출을 보면서 새해 소원을 빌기도 한다. 가족 건강, 사업 번창, 대학 합격, 취업 성공, 금연 금주 등 각자 소망한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두 손 모아 비는 순간만큼은 어느 때 보다 진지하고 순수한 마음이 된다. 그리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하여 올해만큼은 최선을 다하리라는 다짐도 한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소원을 빌던 처음의 다짐은 온데간데없고 소원이 이루어지기만 바라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더 지나면 새해 첫날의 순수했던 기억조차 잊고 사는 경우도 있다.
초심을 유지하는 것도 소원을 성취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순수하고 간절했던 처음의 다짐이 소원을 이루는 데 어느 정도까지는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 정도 성취감을 느낀 다음부터다. 조그만 더 노력하면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는데 어느 순간 그 처음의 다짐을 잊고 자만에 빠지게 되면 성공 대신 실패를 맛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성공은 안팎에서 끊임없이 다가오는 유혹과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와 끈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처음의 그 마음을 늘 간직하는 일이다. 벼 이삭이 익으면 그 무게 때문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지만 병에 걸린 벼는 고개를 숙이지 못하고 꼿꼿이 서 있다고 한다. 성공할수록, 지위가 높아질수록 자만 또는 교만이라는 병에 걸리지 말라는, 자연이 주는 교훈이다.
처음의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모두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코로나19가 진정기미를 보이다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무엇 때문인지,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기 전에 초심을 유지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누구도 자만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언제 또 다시 이런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는 종식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기후변화로 인한 또 다른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초부터 다시 점검하고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힘이 들더라도 우리 세대나 미래세대가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변졈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