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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고 답하다] 프로는 아름답다
  • 푸른신문
  • 등록 2020-09-03 12: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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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다. 내가 지금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직업의식이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길, 보람과 명예를 동시에 얻는 길은 바로 진정한 ‘프로’ 정신에 있는 것이다. ‘프로’라는 말의 기원은 중세 교단에 입단할 때 하는 선서에서 유래되었다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교단 입단 자체가 하나의 일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므로,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을 익힌 직업적 전문인을 ‘프로’라고 일컫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는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스스로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에 즐겁게 그 일을 할 수 있다.
국내 어느 그룹의 회장이 처음으로 골프를 배우기 위해 한 프로 골퍼로 부터 레슨을 받으면서 “아! 이것이 프로근성이구나”하는 것을 느껴 임직원들에게 소개한 적이 있다고 한다. 프로 골퍼는 겉으로 보기에 신선놀음처럼 보이지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더라는 것이다. 프로 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체력도 좋아야 하지만, 손이 피멍이 들고 부르틀 정도로 엄청난 연습을 해야 하더라는 것이다. 하루는 그 골퍼와 같이 라운딩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 프로 골퍼는 정식 경기가 아닌데도, 공 하나를 칠 때 바람의 방향은 어디서 불고, 바람의 속도는 어떻고, 현재 자기 몸의 컨디션은 어떤지를 모두 고려해서 치더라는 것이다. 또 잔디를 살피면서, “언제 깎았기 때문에 잘 구를 것이다, 또는 안 구를 것이다, 바람이 오른쪽으로 부니까 조금 왼쪽으로 쳐야 한다”는 등 별의별 생각을 다 하더라는 것이다. 항상 그렇게 치냐고 묻자 “그럼요, 이것 하나 가지고 먹고살고 자식들 학교 보내는데 신경쓰지 않을 수 있느냐”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적당하게 해서는 절대 프로가 될 수 없다. 다른 분야를 희생하고서 거기에만 몰두하여, 그 분야의 최고가 되는 것이 프로근성이다. 악착같고 끈기있게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자기 분야의 프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직업을 단지 돈 버는 수단으로 치중하게 되면 이에 속박되는 삶을 평생 살아야 한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돈은 최상의 하인이고, 최악의 주인’이라고 하였듯이 돈에 속박되지 않았을 때 돈은 자신의 불편한 것을 해결해 주는 하인이지만 돈에 너무 치중하면 돈의 구속을 받는 불행한 삶을 산다는 것이다.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있고, 나는 자 위에 노는 자 있다’라고 했듯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그 일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못 당한다. 인간은 놀이를 즐기는 동물로 ‘Homo Ludens’라고 하며 일에 재미가 있으면 열정이 따라오고, 열정이 있으면 성공과 경제적 보상은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다. 가슴 뛰는 삶, 열정이 있는 삶을 위해서는 자신의 일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프로는 아름답다.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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