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많은 사회과학 문헌에서 문화의 정의를 접할 수 있지만, 문화는 그것을 말하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문화는 예술적 가치를 따져 고급·중급문화로 나누기도 하고 수용되는 특징에 따라 민족·대중문화로 나누기도 한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생활양식을 일컬어 문화라고 하기도 하고 인종 또는 나라별로 각기 다른 풍습을 말할 때도 문화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다양한 개념에도 불구하고 문화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 문화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사람이 누리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실제로 누리는 문화는 복잡하고 수준 높은 문화가 아니라 삶 속에서 늘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작은 것의 역사가 오히려 중요한 문화적 요소가 된다. 생활 속에서 나오는 희로애락과 평범한 삶에서 나오는 진실성의 힘이 다른 어떤 울림보다 오히려 더 클 수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잘난 것, 이름난 것에만 지나치게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모두 문화가 된다는 점에서, 내가 문화의 주체라는 자각과 함께 문화를 좀 더 적극적으로 즐길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역의 뉴스를 지역 주민 손으로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것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도,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각 지역마다 지역신문이 있다. 이를 통해서 함께 나누면 좋을 생활정보나 주위에서 일어나는 작은 에피소드가 더 재미있게 만들어질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도 있다. 글 솜씨가 없어도, 사진을 잘 찍지 못해도 된다. 가까운 곳에 문화의 주인공이 되는 길이 있다.
자기애에서 비롯되는 문화컨텐츠는 누구나 마음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개인이 만드는 다양한 문화컨텐츠들이 개인방송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개인방송은 약간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지역 신문에는 글을 써서 보낼 수도 있고 쉽게 제보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지역마다 있는 문화센터를 활용하여 나만의 취미를 개발할 수도 있고 잠재력을 확장·심화시킬 수도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 눈에 보이는 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삶의 일부인 동시에 문화의 요소들이다. 나의 가치관, 내 삶의 방식 또한 소중한 문화가 된다. 문화를 누리는 여유는 내가 느끼고 활용하기에 달려있는 것이다. 단 맛은 설탕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다. 양파나 대파에서도 단 맛이 난다. 시는 시인만 쓰는 것이 아니며 그림은 화가만 그리는 것이 아니다. 문화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려 있고 누구나 문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내가 만드는 문화, 그래서 모두 함께 즐기는 문화가 진정한 문화이다. 나만의 문화를 통해 삶의 가치를 높여 보자.
변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