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은 지나고 나면 짧은 세월 같지만 하루하루 살아가기에는 매우 긴 시간이다. 수치를 표시하는 단위에는 10진법이 쓰이고 있지만 시간을 표시하는 단위는 12진법으로 되어 있다. 하루는 24시간이고 1년은 12개월이다. 이에 따라 인생도 12주기로 나누어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삶을 설계한다면 유익하고 값진 인생무대의 연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태어나서부터 12세까지는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유년기로서 이 때 자신의 성격이 형성된다.
24세까지의 청춘기는 가장 예민한 사춘기인 틴에이저를 포함하며 학습으로 지식을 흡수하고 세상에 나아가 생존경쟁을 벌일 준비를 하는 기간인 것이다. 36세까지의 청년기에는 열심히 일하고 자기의 젊음을 불태우는 행동과 삶을 표현하는 기간으로서 이때는 자기의 직장과 배우자를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서 48세까지의 12년간은 장년기로서 그때까지 길러온 능력을 꽃피우고 충실한 인생을 꾸려나가는 개화기라고 하겠다. 그 후 60세까지는 실년기로서 꽃이 열매를 맺듯이 인생의 각 분야에 걸쳐 평균적인 목표가 달성되고 자아실현의 뿌듯함을 맛보는 과실기인 것이다. 72세까지는 성숙기로 아직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아 은퇴하기에는 이르기 때문에 스스로의 경륜과 경험을 살려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간인 것이다. 72세 이후는 노년기로서 삶의 마지막 단계를 정리하면서 멋있는 노후의 자기 관리를 해야 할 기간이다. 인간은 이 때 완성된 풍요한 인격과 인생의 교훈을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환원하게 된다.
현 시점에서 우리는 노년기까지의 자기가 남겨 놓은 시간을 역산해 보면 의외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즉 시간이 생명이란 것을 깨닫는다. 지난날을 돌이켜볼 때 목표 없는 인생, 나침반 없는 행로가 아니었던가 하고 아쉬워하게 된다. 평균 수명을 최소한으로 80세로 잡는다면 80년간의 인생은 2만 9천 2백일로서 70만 8백 시간이 된다. 그러나 이 중에 3분의 1은 수면시간으로 빼앗기게 되므로 실제로 남은 시간은 1만 9천 4백 17일(46만 7천 2백 시간)에 불과한 것이다. 인생의 절반을 살아 온 40세의 장년기에 있는 남자라면 남겨 놓은 시간이 겨우 9천 7백 33일(23만 3천 6백 시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이 짧은 인생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구용희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