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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단상_木曜斷想] 편견
  • 푸른신문
  • 등록 2020-07-17 22: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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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을 상징하는 경찰청 캐릭터 포순이가 21년 만에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속눈썹도 지웠다. 성차별적 편견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라는 게 경찰청의 설명이다. 사회에 퍼져있는 편견이 공동체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편견은 말 그대로 한쪽으로 치우친, 공정하지 못한 생각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으로는 공정한 판단을 할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편견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성별에 대한 편견 외에도 장애나 결손가정에 대한 편견, 특정지역이나 인종에 대한 편견 등 사회에 널려 있는 편견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편견을 가지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특히 사람에 대한 편견은 매우 조심스러운 것임을 늘 인식해야 한다. 또한 편견은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도 다른 누군가의 편견에 의해 평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십여 년 전 서울의 한 대학에 수십억 원을 기부한 어느 독지가의 이야기는 편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허름한 차림의 노인이 어느 대학을 방문해서 기금을 내려면 어떻게 하는지를 물었는데 노인을 응대한 몇몇 대학의 관계자들은 건성으로 또는 귀찮은 듯 담당부서를 말해주었지만 그 대학에서는 노인을 담당 부서까지 정중하게 안내해 주었다고 한다. 한 사람의 편견 없는 판단과 태도가 수십억 기부금의 향방을 결정한 것이다. 수십억 원의 기부금이 어느 대학으로 기부되었을지는 자명한 일이다.
모두가 함께 겪고 있는 코로나 상황에서 특히 삼가야 할 편견이 있다. 격리를 경험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다. 아무 증상도 없고 음성 판정이 났더라도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격리를 경험한 사람 중에는 주위로부터 따가운 논총을 받은 경우가 있다고 한다. 확진자로 판명되었다가 격리 치료 후 귀가한 사람들 중에는 ‘주위의 시선이 격리 생활보다 더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몸은 이미 건강한 상태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은 죄도 없이 갇혀 있어야만 했던 사실만으로도 억울한 일이다. 따뜻하게 보듬어 주지는 못할망정 편견을 가지고 그런 이웃을 대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죄를 짓는 일인지 모른다.
편견은 가설을 낳고 가설은 오판을 낳는다. 편견은 균형 있는 시각으로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도, 올바른 소통을 위해서도 반드시 버려야 할 습성이다. 일부분을 보고 전체를 단정하는 일, 자신만의 기준을 미리 만들어 놓고 상대를 평가하는 일, 모두 버려야 할 편견이다.
편견을 없애는 일은 나에게 편견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존재 그 자체를 존중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기본 예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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