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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단상_木曜斷想] 졸업, 새로운 시작
  • 푸른신문
  • 등록 2020-07-09 18: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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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학업과정을 마치고 학위를 받는 의식을 졸업식이라고 한다. 대학총장의 卒業式辭에는 졸업생에 대한 축하와 함께 사회로 진출하는 졸업생의 새로운 출발에 대해 격려와 당부의 메시지가 담긴다. 졸업은 마침인 동시에 시작이고, 현재이며 미래인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대학이 졸업식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가 현재 대학에 내재된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모두 졸업시키고 새로운 대학교육 환경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대학의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강의의 질에 대한 불만이 생겨났고 도서관 등 대학의 시설마저 이용하지 못한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온라인 강의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는 학생들은 철저한 준비 없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교수의 강의에 대해 불만족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수업을 받지 못했으니 당연히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학은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교육경비 외에 코로나 방역과 온라인 강의를 위해 오히려 추가 경비가 투입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강의가 이전부터 진행해 온 강의방식이라는 점에서 조금 더 충실하게 진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기존의 칠판 강의에 익숙해져 있는 교수들은 온라인 강의를 힘들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 뿐만도 아니다. 이번 사태는 결국 교육의 질이 떨어진 데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대학도 분명 반성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대학은 지금 바뀌고 있는, 또 앞으로 바뀌게 될 환경에 선도적으로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입생 정원 확보, 졸업생 취업률 제고 등 십여 년 전부터 대학의 위기가 강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대학이 어떤 노력을 구체적으로 해 오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국제수준의 연구업적과 질 높은 교육뿐 아니라 국가의 장래라는 점에서 대학의 자성과 자정의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현재의 위기에서 기회를 찾아 대학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동안 누려왔던 기득권도, 낡은 관행도 모두 내려놓고 생각해야 한다. 버려야 할 것, 고쳐야 할 것은 무엇이며 계속 키워야 할 것은 또 무엇인지, 다가올 시대에 대학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또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낡은 과거를 졸업시키고 새로운 대학교육을 시작하는 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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