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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고 답하다] 정직
  • 푸른신문
  • 등록 2020-05-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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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마음을 갖게 되면 정심(正心)을 지킬 수 있다. 오늘날 최고의 골퍼로 기억되는 바비 존스(Robert Tyre Bobby Jones Jr., 1902~
1971), 그는 28세 때 거머쥐었던 13개 타이틀중 4개를 한 시즌에 이룬 것인데 오늘날 그랜드 슬램으로 알려져 있는 대기록이다. 그는 조지아공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하버드 대학에서 영문학 학위를 받았으며, 에모리 대학의 로스쿨 재학 중 변호사가 됐다. 탁월한 골프 기량에 풍부한 지성까지 갖춘 그에게 수많은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가 오늘날까지 훌륭한 골프선수로 명성을 유지하게 된 이유는 정직한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다. 1925년 US 오픈경기,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 차 선두를 지키며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어드레스(공을 치는 자리에 서서 골프채를 조절하는 것)하는 순간 공이 살짝 움직였다. 공을 건드리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는 스스로 공을 건드렸다고 인정하고 벌점 1타를 받았다. 그 1점 때문에 동점이 되었고 경기는 연장전까지 가게 됐다. 그 다음날 열린 연장전에서 바비 존스는 그 동점자에게 지고 말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에게 정직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은 무척 밝았다고 한다. 기자들이 그의 스포츠맨십을 찬양하며 쫓아오자 바비 존스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규칙대로 경기한 사람을 칭찬하는 것은 은행에서 강도짓을 안했다고 칭찬하는 것과 마친가지 아닙니까?”하고 유유히 떠났다. 때로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도 있는 자신을 속이지 않은 것, 그것이 골프 역사에서 바비 존스가 전설처럼 회자되는 진짜 이유라고 한다.
영국여왕 엘리
중국 역사에 수많은 국가가 탄생했다가 멸망했는데 국가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현상들 중 가장 으뜸이 관리들의 부정부패라고 한다. 나라의 관리가 되어 뇌물을 받고 편중된 인사를 하면 능력 없는 자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랏일을 하게 되어 백성들이 골탕을 당하기 일쑤이며, 돈을 주고 관리가 된 만큼 서너 배 이상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착취를 하게 되면 반란이 일어나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다.자베스 2세(Elizabeth Alexandra Mary, 1926~)는 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중 1944년 18세의 공주 신분으로 국가를 위해 어떤 일이라도 돕기 위해 지원군으로 가담하여 차량정비교육을 받게 된다. 군번 230873번을 받은 공주의 관등성명은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매리윈저 소위였지만 그녀는 훈련기간 내내 다른 신병들과 똑같은 대접을 받기 희망했다. 영국의 왕실이 영국인들에게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유지되는 것도 바로 엘리자베스처럼 다른 신병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고자 했던 올바른 마음, 즉 정심(正心)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단 국가적 차원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도 정심(正心)이 없이 연고(緣故)와 정실(情實)에 치우친 판단을 한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올바른 생각으로 매사에 임한다면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고 인생성공의 지름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설사, 인정받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자기자신에게는 떳떳할 것이다.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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