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_木曜斷想] 기억, 기록

베토벤, 에디슨, 링컨, 빌게이츠.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메모광이라 불릴 만큼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순간순간 생각나는  아이디어나 정보를 메모한 습관은 이들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성공한 기업의 CEO나 정치인 중에도 메모수첩을 활용하는 이들이 꽤 많다고 한다. 이들이 남긴 메모는 억대의 고가에 팔리면서 먼 훗날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하지만 국가나 사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주요한 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국가나 사회, 개인이나 조직이 발전하기 위해서도 현재나 과거에 대한 성찰을 통해 미래에 대비한 청사진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억은 언젠가 사라질 수 있지만 기록은 영원하다. 기록은 현재인 동시에 과거이며 미래가 된다. 어떤 형태, 어떤 내용이든 기록은 지침이 되고 역사가 되는 것이다. 기록의 분석을 통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으며 미래 준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의 기억을 기록하고 이를  정리·분석하는 일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작업이다.
전 세계가 현재 겪고 있는 현재 사태는 말 그대로 전대미문,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러한 팬데믹이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른다. 때문에 이러한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기억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록들은 체계적으로 분석되어야 하며, 분석된 자료는 미래를 위한 지침서로 만들어 져야 한다.
의료현장에서 환자와의 사투에서 겪었던 경험이나 감동스러웠던 장면들, 형제 친척과 만나지 못하면서 지냈던 일상의 기억들과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행복, 개인의 자가격리 극복 경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한 과정과 그 성과, 국제사회와의 공조, 해외 교민을 비롯한 해외거주자에 대한 배려 등 이번 사태와 관련된 것이라면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기록되어야 하고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야 한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될 수도 있고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제대로 된 기록, 치밀한 분석, 그리고 이에 근거한 구체적 실천계획과 행동지침 수립 등 이번만은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여러 기관단체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 치료, 선행이나 미담 등을 발굴하는 공모전을 진행한다고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전개해서라도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자료, 경험, 사례들을 빠짐없이 기록해야 한다. 난국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 수 있는 것도 기록이고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난국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해답도 기록에 있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야 한다. 기록은 현재를 지혜롭게 만드는 동시에 미래를 밝히는 역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