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와 쑥갓 등 온갖 쌈채소들이 싱싱하던 베란다텃밭의 여름농사가 끝나고 나면 휑해진 텃밭에서 혼자 초록을 자랑하는 채소가 있다.
시금치는 저온에서도 잘 발아하고 추울수록 오히려 단맛이 강해져 겨울철 베란다에서 키우기 딱 좋은 채소이다.
파종에서 수확까지 해가 잘 드는 남향 베란다 조건이면 보통 2달이 걸린다. 기자도 지난 10월 17일 파종을 해서 12월 20일 수확을 했으니 딱 2달이 걸린 셈이다.
너무 촘촘히 뿌리면 나중에 솎아내느라 힘들기 때문에 3cm 간격으로 씨앗간 거리두기(?)를 잘 지켜서 파종하도록 하자. 흙은 원예용 상토를 사용하면 되는데 토양의 PH는 7∼8 정도가 알맞다. 베란다는 아무래도 노지보다 일조량이 부족하다 보니 웃자람 현상이 있을 수 있는데 웃자란 어린 싹의 뿌리부분을 흙으로 덮어주는걸 복토라고 한다. 복토를 해주면 뿌리내림이 좋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으니 번거롭더라도 꼭 해주도록 하자. 물을 너무 자주 주거나 많이 주면 과습이 될 수 있으니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면 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통풍이다. 다른 식물 키울 때와 마찬가지로 통풍은 일조량, 급수 못지않게 중요하므로 낮엔 꼭 베란다 창문을 조금 열어 두도록 하자. 그래야 깍지벌레나 응애 같은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시금치는 키우는 재미도 좋지만 요리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 그 즐거움이 배가 된다.
키우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이 가득한 베란다 텃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바깥활동이 어렵고 그로 인해 우울감이 증가한다면 초록초록하고 영양가도 가득한 시금치 키우는 재미에 빠져보면 어떨까?
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