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몸이 차가운 편이라 생강이 제철인 이맘때면 늘 생강청을 만든다. 생강청을 만들어 꾸준히 생강차로 마신 후로는 추위도 잘 타지 않고 감기도 안 걸린다. 30년 요리선생에게 전수받은 생강청 맛있게 만드는 비법 소개해 본다.
작년에는 생강작황이 좋지 않아 비쌌는데 올해는 생강이 매우 저렴하다. kg당 1만 원이면 최상의 국내산 생강을 구입할 수 있다. 생강은 미리 물에 불려 놓으면 껍질 벗기기가 쉬운데 양파망에 넣고 빨래하듯 치대면 부딪치면서 껍질이 쉽게 벗겨지고 그래도 안 벗겨진 부분은 칼로 살살 긁어내면 된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물을 붓고 믹서기에 간 후 베보자기에 넣어 물을 꼭 짜준다. 이때 건더기는 버리지 말고 소주나 청주를 부어주면 고기요리에 활용도가 높은 생강술이 된다. 생강즙과 같은 양의 설탕을 넣고 팔팔 끓여 주면 되는데 설탕비율을 지키지 않으면 곰팡이가 피거나 변질될 수 있으니 꼭 지키도록 하자. 여기서 또 다른 꿀팁은 레몬청을 조금 넣어주면 풍미가 훨씬 좋아진다는 것이다. 불 앞에 한 시간 지키고 서서 졸이는 게 좀 번거롭지만 채 썰어서 그냥 설탕에 절이는 방법보다 훨씬 깔끔한 진액의 생강청을 만들 수 있다. 너무 졸이면 냉장고에 보관했을 때 굳어서 딱딱해질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점성이 생겨 걸쭉해지면 불을 끄도록 하자. 식힌 후 병에 담기 전에 꿀을 섞어서 보관하면 훨씬 더 맛있는 생강청이 된다. 생강청을 담는 유리병은 반드시 열탕소독해야 내용물이 변질되지 않는다. 리본을 하나 묶으면 고마운 분들께 선물하기도 딱이다.
병에 담고 난 뒤 냄비에 묻은 찐득한 청을 씻을 겸 물을 부어 마셨더니 맵고 향긋한 생강향과 함께 금새 열이 훅 올라온다. 감기 걸리면 코로나19와 헷갈려 더욱 곤란해지는 올해 겨울, 몸을 덥게 해주는 알싸한 생강차로 건강하게 나보자.
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