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카페를 들어가 보거나 아기 엄마들의 모임을 가면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 주제가 있다. 바로 ‘삼신상 차리기’ 생활환경의 변화로 삼신에 대한 신앙은 약화하였지만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생일마다 혹은 적어도 백일이나 돌 때는 삼신상을 아직 차려주는 분위기다.
우리 조상들은 집집마다 집안의 신들이 있어 가정의 안녕과 화목을 지켜준다고 믿었는데 그중 삼신할머니는 안방을 주관하여 아이의 임신, 출산, 양육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주는 그야말로 아이들의 수호 신령의 역할을 한다.
먼저 삼신상에는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이렇게 세 가지 나물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정화수, 흰쌀밥, 미역국을 올리는데 특이하게 소고기를 넣지 않은 미역국으로 준비한다.
삼신상을 차리면서 지켜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주의할 것은 식재료를 준비하면서 가위나 칼을 쓰지 않고 오로지 손으로만 뜯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간을 할 때에도 소금이나 마늘은 넣지 않고 간장과 참기름으로만 하며 간도 미리 보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그날 올린 삼신상 음식은 남기지도 말고 24시간 안에 다 먹어야 한다.
이 밖에도 삼신상을 차릴 때에는 여러 가지 형식과 방법을 갖추는데 먼저 해가 뜨기 전 동쪽 방향에 상을 준비한다. 그 다음 아래쪽에 아이를 반듯하게 눕히고 아빠와 엄마가 절을 두 번 하며 축문을 읽는다. 마지막으로 아빠와 엄마는 10분 간 아이와 떨어져 숨어 기다리는데 이것은 10분 간 삼신할머니가 아이와 놀아준다는 재미있는 속뜻이 숨어있다.
이원욱 객원기자
삼신상 축문
젖 잘 먹고 흥하게 점지해서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긴명을 서리담고, 짧은 명은 이어 대서 수명장수하게 점지하고
장마 때 물 불 듯이, 초생달에 달 붇듯이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