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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동 국수 맛집, 이제는 고기 맛집까지!
  • 푸른신문
  • 등록 2021-02-05 14: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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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짝'(구 신기한 국수)

냉면인 듯 냉면 아닌, 냉면 같은 신기한 국수에 육즙 가득 침지 숙성 고기 얹어서 한입!
오늘은 나의 오랜 단골집인‘신기한 국수’를 오랜만에 찾아갔더니 국수 아닌 고깃집으로 바뀌어 있어 깜짝 놀라 자세히 보니‘돈짝’이라는 간판 밑에 예전 가게 이름이 작게 적혀 있었다. 가게 안에서 낯익은 사장님을 만나고서야 안도감에 한숨을 내 쉬었다.
내게는 국수 맛집인데 이제 고기만 파시냐며 아쉬워하니 국수도 여전히 판매한다며 ‘ 국수를 더욱 맛있게 먹기 위해 고기까지 준비한 거’라는 재치 넘치는 말씀. 알고 보니 작년에 국수 가게도 코로나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새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리모델링 후 새로운 모습으로 오픈했다고 한다. 힘들었을 텐데 그것마저 웃음으로 넘기는 센스~
먹어보니 새로 시작한 고기도 국수처럼 대충하신 게 아니었다. 고기는 칼집을 내지 않았는데도 부드럽고 육즙이 살아있었다. 그 이유는 저온(2도 이하)의 물속에서 온도와 중력으로 육즙 손실을 최소화한 침지숙성이라는 비법 덕분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해주시니 맛이 더 좋을 수밖에.
고기 맛도 일품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이집의 주인공은 국수라고 하고 싶다. 밀가루와 고구마가루를 황금 비율로 섞어 제면기에서 직접 면을 뽑아내고,
육수는 최상급 소고기를 2-3시간 서서히 끓여 우려낸 뒤 냉동해서 기름을 걷어내고 동치미와 섞어 만들어 밀가루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이 먹어도 속이 편하다.
국수에 고명으로 올리는 무말랭이조차도 사장님의 음식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무를 먹기 좋게 채를 썰어서 소금에 재워두고, 하루정도 채에 눌러 물을 빼고 씻어서 또 물을 빼고 눌러주는 작업을 반복해야지 식감 있는 무말랭이가 된다고 한다. 여기에 빨간 특재 양념장을 버무리고 나서야 겨우 국수와 단짝이 될 수 있다.
육수와 무말랭이는 먹으면 먹을수록 계속 먹고 싶어 사장님께 조심스레 조금만 더 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하루에 만드는 양이 정해져 있어 추가 제공은 어렵다고 하셨다.
지상파 방송‘생*정보통’에서 취재를 온다고 연락이 왔을 때도 정해진 양 때문에 사양하셨다고 할 정도이니…… 그런 국수를 우리지역 달서구에서 맛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인 듯하다. 원래 사장님은 수성구에서 오랫동안 유명한 냉면집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동안 냉면이 외면 받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힘든 시기를 겪고도 사장님은 다시 한번 음식으로 승부를 보고 싶어 냉면 대신 현재의 사장님표 신기한 국수를 만드셨다고 한다.
그 과정 이야기를 듣고 나니 요즘처럼 조미료 하나면 쉽게 맛을 낼 수 있는 세상에서 맛에 대한 사장님의 묵묵한 노력과 그 끈기에 위대한 찬사를 보내고 싶어졌다.
수목원에서 차로 5분 거리로 가까우니 근처 나들이 오셨던 분들은 한번 들러 보시길 적극 추천 드린다.

☞달서구 한실로6길 94-3 (달서구 대곡동 781) / ☎ 053-633-8371
※ 영업시간 : 11:00~20:00/ 휴무 없음

장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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