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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인정 넘치는 37년 전통
  • 푸른신문
  • 등록 2021-01-14 17: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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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식당

오늘같이 찬바람 불고 매콤한 맛이 생각나는 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옛날식 고추장 불고기를 맛있게 차려내는 식당이 있다. 나의 근무지인 감삼동에서 3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오복식당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주저 없이 소개할 수 있는 20년 단골집이다. 식육식당이다 보니 삼겹살이나 소고기구이, 불고기 종류도 있지만 단연 으뜸은 매콤 달달한 고추장 불고기가 아닐까 한다.
이 동네의 변천을 다 알고 계시겠다고 말을 건네니, 사장님은 다른 곳에서 장사하다 왔으니 그것까지 전부 합치면 40년이 훨씬 넘었다고 한다.
“처음에 여기 이사 올 때 아무것도 없었어!” 라며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신다.
“그 당시 땅만 24만원 주고 사서, 우리가 여기에 건물을 지었지!, 돈이 없다보니 큰 아들은 배달까지 다니면서 고생이 참 많았어.”
건물 외관이나 내부는 관리를 워낙 잘 해서인지 30년 넘은 건물이라 보이지 않을 만큼 깨끗했지만 사람만은 세월의 풍파를 피해가지 못하나 보다.
손님이 들어오면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어서 오이소’라는 말을 하고는 스윽 자리를 비우시며 밖에서 담배를 태우시던 우리 아버지 같던 주인아저씨는 이제 가게에 나오지 않으시니 오랜 단골인 나는 가끔 보고픈 마음에 섭섭할 뿐이다.
여기엔 또 40년 가까이 늘 함께 주방 일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사장님께 어떻게 이토록 오랫동안 같이 일할 수 있었냐고 물으니 대뜸 동서지간이란다. 아무렴, 그렇치~ 오랜 시간 함께한 비결은 바로 가족경영? 이었구나 싶었다.
밥을 다 비우고 일어나려고 하자 남은 양념이 너무 아깝다며 공기밥이랑 김가루를 가지고 와서 쓱싹쓱싹 비벼주시면서 먹고 가라고 하신다.
“같이 댕기던 그 양반은 회사 그만두고 영 안 보시이네? 농사일 한다고 하더니…” 하시며 오랜 지인의 안부도 잊지 않으신다. 오랜 시간 얼굴을 마주한 사람만이 건낼 수 있는 말이다. 언제 같이 또 오겠노라 약속을 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한자리에서 40여년 식당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뭐였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무엇 때문에 이 가게를 20년 넘게 드나들고 있는지도 함께 말이다.
이 식당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꿀팁 하나를 소개하자면 돼지고기만 들어간 고추장 불고기는 심심하니 곱창을 섞어 드시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37년 전통의 ‘오복식당’ / 달서구 감삼남길123 ☎ 053-556-0497

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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