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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교대근로자, 켜지는 심혈관 건강 적신호
  • 푸른신문
  • 등록 2024-12-05 14:54:39
  • 수정 2024-12-05 14: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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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아침. 머리 위로 떨어지는 낙엽과 인도에 흩트러진 낙엽을 가로수 양쪽 편으로 분주하게 빗질하시는 환경미화원의 모습을 보면서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사상 처음 겪었던 한가위에 열대야를 경험하고 최장 폭염일수를 기록하는 등 많은 새로운 기록들을 갈아치웠던 올 여름을 어떻게 지냈나 싶다. 

11월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고, 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시기로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뇌심혈관질환을 주의해야 하는데, 뇌심혈관질환은 심장, 심혈관 및 뇌혈관계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서 심근경색증, 뇌졸중, 해리성 대동맥류 등을 말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몸이 추운 날씨에 노출이 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관이 수축하게 되면 혈액순환이 떨어져 우리 몸은 그것을 인지해서 심장에서는 더 많은 피를 보내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혈압이 더 오르게 되고, 결국 좁아진 혈관이 증가되는 혈액량에 적응하지 못해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심장질환 및 뇌혈관질환이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하여 악성신생물(암)으로 인한 사망원인 다음으로 뇌심혈관질환이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2023년 산업재해현황 자료를 보면 업무상질병 사망자 1,204명 중 뇌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364명(30.2%)으로 진폐증(463명, 38.5%)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 지사 관할지역 중 하나인 경북 고령에는 우리나라 전통 뿌리산업인 주조 및 주물 관련업체가 입주해 있는 다산주물단지가 있다. 올해 이곳에 있는 몇몇 사업장을 방문하여 기술지도를 하면서 관계자를 통해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나라 일하는 사람의 지속적인 감소로 외국인근로자 고용에 따른 생활여건 비용지원 부담과 부담스러운 전기요금 등으로 인해 전기사용이 많은 일부 공정은 야간에만 가동하는 등 여러 가지 애로사항들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내년도에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가운데, 근로자들이 야간작업으로 어쩔 수 없이 몰아붙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2022년 근로자 건강진단 실시결과(고용노동부 발간자료)를 보면 2022년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 실시 근로자(1,183,883명) 중 유소견자(233,020명)의 비율은 19.7%로 2018년 15.1%(1,085,856명 중 163,955명) 대비 4.6%p 증가했다. 유소견자로 진전될 우려가 있는 요관찰자 또한 2018년 33.1%(359,211명)에서 2022년 37.6%(445,652명)로 유소견자 증가 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또한 야간작업 유소견자의 산업별 연령별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운수업 69.4%,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68.2%,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65.5% 순으로 50세 이상 근로자의 비율이 가장 많았다. 

이는 노동시장 재진입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반복, 신체를 이용한 저숙련·저임금 직무를 주로 수행하는 일자리에 장년층 및 외국인 등 산업현장의 취약계층이 종사하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을 잘 반영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장년근로자는 야간 및 교대작업으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에 더욱 민감하여 뇌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근로자의 건강관리 법적 의무를 가진 사업장에서는 근로자의 건강관련 정보 보호에 유의하면서 검진 소견에 따라 근무 중 치료, 건강상담 및 추적검사 등 적기에 사후관리를 실시하여야 한다. 이때 야간작업 근로자는 교대작업으로 인해 사업장에서 실시하는 건강상담이나 산업재해 예방 교육 등에 참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해당 근로자가 이러한 활동에 누락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또한 근로자 개인도 사업주가 실시하는 뇌심혈관질환 예방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적절한 운동, 금연 및 절주 등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난주까지는 역대 가장 더운 11월 날씨를 기록했다고 한다. 올 겨울,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어떻게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더욱 평소의 준비가 중요하다. 준비라는 것은 언젠가는 해야할 일 또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에 대한 대비이지만 이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예고없이 찾아오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슬기롭게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보건공단 대구서부지사 건설보건부 조경아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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