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옥희 초대전

입력
[2018-09-20]

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작품


    ▶ 기간: 9월 4일~9월 29일 매주 일·월 휴관(셋째주 일요일 OPEN)
    ▶ 장소: 갤러리 전 (Gallery 全)      
    ▶ 문의: 053-791-2131


최고의 작품은 말없이 바라는 것 없이 무언가를 주는 작품이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최고의 신뢰는 말없이 바라는 것 없이 주는 것이다. 때로는 오히려 많은 말과 설명이 오해와 불신을 야기하는 것처럼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과도한 철학이나 표현, 서사가 작품이 가지는 진면목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진정으로 작품을 받아들이고 깨달음을 얻으려면 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작품에서 보이는 더 없이 깊고 어둡고 검은산, 검정의 숲을 이룬 산맥이지만 그 산은 고요하고 부드럽고 따뜻하며, 그래서 애써 슬프다. 다시말하면 화면의 검정과 무채색들은 그렇게 고요한 검정이고, 부드럽고 따뜻한 검정이며 그래서 애써 슬픔을 참는 검정이고 무채색이다. 그렇기에 단단하고 의연하다. 그의 작품을 보이는 것에만 의지하면 단순한 검정과 무채색의 혼합에 의한 산맥이고 숲이겠지만 마음으로 본다면 어두운 산맥 너머는 오랫동안 기다리고 그 기다림 속에서 단단해지고, 그 단단함이 훨훨 타오르는 슬픔이 있다. 그는 헛것의 세상에서 자연이라는 현실을 통해 비극적 안식을 제공한다.
그의 화면은 그렇기에 가치 있다.
마음의 눈으로 읽을 때만.
그의 회화가 자연을 소재로 한 다른작가의 작품들과 달리 보이는 이유는 과감한 화면의 구성이나 그 만의 자연스런 기법이나 투박하고 거친 색의 사용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익숙한 현실의 자연처럼 보이지만 그 너머에는 자신의 기억을 관통한 시간들과 한 때는 친숙했으니 이제는 낯설어진 모든 억압된 욕망이 자리한다. 불가능하지만 이를 구현하고자 어떤 공간이고 사이이며, 틈이자 여백을 만들어 놓았다.
 다시 우리는 그 여백 안에서 묻는다.
그 헛것의 세상이 어떠하냐고. 
<박준헌 미술평론가 글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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