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재호의 寓話寓言] 불기자심(不欺自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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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7]

철(性徹)스님은 우리 곁을 떠나고 없으나 그가 남긴 많은 법문들은 큰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님이 입적한 이후에 발간된 것이 ‘산은 산(山是山), 물은 물(水是水).’이라는 책이다. 어느 학생으로부터 받은 책을 읽으면서 고승(高僧)의 법문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20년 전의 그 날이 생생하게 뇌리를 스친다.
  “자기를 바로 보아라, 자기를 속이지 말라‘는 성철스님의 법문을 모든 사람들이 실천하면 좋을 것 같다.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기 자신만이 세상에서 가장 우뚝 서 있는 존재라는 우월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신을 바로보지 못한데서 나온 망상일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생각과 달리 쉬운 일은 아니다.  
 성철스님의 ‘참기름’에 얽힌 일화에서 우리들이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평소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성철스님이다. 어느 날 하수구에 고여 있는 물에 떠 있는 참기름 몇 방울이 문제가 되었다. 한 스님을 불러 이 하수구에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자.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난리가 났다. 당장 물을 담아서 오라고 하고, 모든 스님을 한 곳으로 불러 모았다. 하수구에서 떠 온 물을 똑 같이 나누어 마시며,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소중하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 준 것이다. 세상에서 귀하고 소중하지 않는 것은 없고, 심지어는 이름 없는 작은 돌도 쓰임이 있다고 말하는 성철스님의 그 깨달음은 우리 같은 범인은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은 무엇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 고승처럼 거대한 담론(談論)도 없고, 보통사람들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도, 오직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바른 인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바깥의 먼 곳에서 진리를 구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마음에서 선과 진실을 찾아야 한다.
 오늘로서 ‘푸른신문’에 연제하는 글을 마무리하면서 그 동안 정들었던 이름이어서 앞으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미소처럼 풋풋한 생각을 꽃피우려고 했고, 주위를 환하게 밝혀 보려고 하였으며, 때로는 감동을 꽃피우기 위한 발걸음을 옮겨 보겠다는 세월의 흐름이 있었다.
 ‘맹구부목’이라는 말처럼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은 태평양 바다에 한 마리의 눈먼 거북이가 작은 나무 조각을 만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이 같이 어렵게 만난 지난 1년 동안 ‘푸른신문’과 함께한 필자에게는 유익한 시간이었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은 분명했다. 앞으로 ‘푸른신문’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끝을 맺는다.    
 
예재호(芮載浩)  1941년 10월 15일생
약력: 전달성중학교장, 까치봉칼럼니스트, 달성군노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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