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한의 사통팔達] 설화리 상여소리의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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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5]

달성군 화원읍 설화리에서 전해 오는 ‘달성 설화리 상여소리’가 지난 10일과 11일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제56회 한국민속예술축전에서 대구시 대표로 출전해 문화재청장상인 은상을 수상했다. 150여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설화리 상여소리는 순수한 마을 주민들이 지켜 온 소중한 우리 유산으로 진정한 그 가치를 이번 예술축전에서 다시 한 번 확인 된 셈이다. 설화리 상여소리는 지난해에도 장려상을 받았다.
설화리 상여소리는 무엇보다 잡소리가 없이 잘 보존 된 전통 상여소리다. 현재의 설화리는 달성군의 도시발전이 가속되면서 여느 마을과 마찬가지로 이 같은 전통을 지키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마을 어른들을 중심으로 오늘 까지 그 전통을 고스란히 지켜왔기에 이런 소중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상여소리에 참여한 마을 어른들의 평균 나이가 75세라는 점이 더욱 가치있는 우리의 전통임을 말해준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통을 이어 오는 것은 무엇보다 앞소리꾼 오상석어른(79)의 소리 지킴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윗대부터 오상석어른이 3대로 현재 4대인 앞소리꾼 이종수씨(66)가 열심히 전수를 받으며 소리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아마도 그 전수 작업은 올 해 안으로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런 작업들을 거쳐 설화리 상여소리는 더욱 그 명맥을 오래 이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물론 이런 드물고 소중한 설화리 상여소리는 마을 주민들의 단합된 마음이 없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상여를 맬 수 있는 상여꾼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상여를 맬만한 젊은이들은 대부분 인근 도시로 나가버려 다른 마을과 비슷하게 나이든 노인들만 마을을 지키기 때문이다. 이번 예술축제에도 평균 연령이 그렇게 높은 것은 바로 그런 연유에서다. 그렇지만 노익장들은 건재했다. 모두가 마을을 위해 합심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상여소리는 그 애잔함이 가슴을 찌른다. 설화리 상여소리의 경우도 4대에 걸쳐 내려오면서 이렇게 전수자의 마음이 젖어 어떤 학자는 소리가 더욱 진해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의 보존에 더욱 대책마련을 단단히 해야 될 것 같다고 조언한다. 실은 앞소리꾼 오상석어른도 눈이 실명위기에 있지만 전혀 내색 않고 지금까지 소중한 우리의 전통 지키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솔직히 인간문화재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설화리 상여소리는 지난 2012년 달성문화재단이 출범하면서 ‘달성소리찾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발굴됐다. 달성문화재단은 곧 설화리 상여소리를 무대에 올렸고 많은 호평을 받았으며 민속학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러다 민속경연대회에 참여 하면서 지난 해 부터는 전국민속예술축제에 입상하기 시작해 올 해는 큰 상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노전제 지내는 소리, 오르막 올라가는 소리, 내리막 내려가는 소리, 강다리 건너는 소리, 오솔길 가는 소리, 장지에 도착해 하관하고 묘를 밟으며 땅을 다지는 소리 등 상을 치르는 전 과정을 시간의 순차적 흐름에 따라 프로그램화 됐다. 여기에다 개인의 기량을 더하고 스토리와 전통적인 연극적 요소를 최대한 발굴하는 등 원형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무엇보다 참여자들의 열의와 마을의 축제 같은 분위기가 오늘의 설화리 상여소리를 민속축제의 반열에 오르게 한 것이다. 쥐를 잡는 데는 천리마가 고양이 보다는 못하듯이 작은 마을 달성군 설화리지만 마을 주민들의 저마다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한 결과 오늘의 설화리 상여소리가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가. 머지않아 한국민속예술축전에서도 대통령상이 기대되는 설화리 상여소리다.



칼럼니스트·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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