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한의 사통팔達] 주한 외교사절들의 달성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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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글로벌 시대에 외교사절들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국경이 없어지는 추세에다 다른 나라에 까지 출퇴근하며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지구촌은 바야흐로 무한경쟁 속에 하루 이틀의 생활권으로 좁아지고 있다. 지구촌 정 반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시간으로 인터넷망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는 시대다. 이럴수록 외교사절들의 임무는 막중해진다. 정치와 경제뿐 아니라 문화와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그들의 역할은 증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수교관계를 시작해 지금은 157개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네팔 등 아주지역이 26개국, 과테말라 등 미주지역 23개국, 독일 등 구주지역 48개국, 레바논 등 중동지역 15개국, 가나 등 아프리카지역 45개국 등이다. 물론 지구촌의 외교사절 역사는 기원전 5-6세기 아테네 등의 도시국가들이 외교사절들을 교환하면서 비롯됐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도 그 역사가 만만치는 않다. 김춘추, 박지원, 박제상, 사명대사 등 많은 훌륭한 외교사절들이 맹활약을 펼친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기 그지없다.
우리의 외교비사에서도 매우 재미있고 아슬아슬하고 명쾌한 일들이 많다. 특히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비사도 꽤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87년 초대 미국주재 조선공사로 임명된 박정양. 떠나기 싫은 고국 땅을 뒤로 하고 워싱턴에 부임했으나 그가 입은 한복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 현지 아이들이 한복을 신기해하며 졸졸 따라다니기에 결국 이런 문화의 차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임 얼마 후 서울로 돌아오고 말았다. 지금과는 불과 130여년의 시차다.
지난달 30일 달성군에는 진객인 주한 외교사절들이 찾아와 오늘의 달성을 생생히 보고 음미하며 한나절을 투어한 뒤 돌아갔다. 대구시가 1박2일 코스로 주최한 ‘대구관광 팸투어’ 여정의 일환이었다. 20여명의 주한대사와 외교관, 가족 등으로 구성된 사절단은 첫 날 패션과 미인의 이미지를 살린 국제바디페인팅페스티벌 현장관람과 한의학의료관광체험에 이어 수성못 분수쇼를 구경했다.
이어 이튿날에는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등을 둘러본 뒤 대구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사문진주막촌과 강정보 디아크 2015대구현대미술제를 여유롭게 관람했다. 사문진주막촌에서는 달성군이 아름다운 낙동강 경관을 배경으로 작은 국악한마당을 개최해 외교사절들의 찬탄을 자아내게 했다. 아리랑을 비롯 우리 국악의 정겨운 가락을 전통무용, 대금과 함께 엮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사절들의 달성방문을 환영한다”는 김문오달성군수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달성문화관광콘텐츠가 한 번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교사절단은 이어 아름다운 낙동강과 강정보의 경관에 찬사를 보내며 디아크 일대의 잔디밭에 전시된 대구현대미술제를 관람했다. 2015강정대구미술제가 마지막 대구의 팸투어를 그들의 기억 속에 단단히 매 두는 역할을 한 셈이다. 한 외교관은 원더풀을 연발하면서 “달성의 관광매력을 친구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했다.
이렇듯 외교란 이 같은 여정을 통해 서로의 관계를 진솔하게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외교를 온통 거짓투성이로 비하하기도 하지만 전통과 역사,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팸투어일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번 팸 투어를 주선했던 이재화 대구시의회문화복지위원장도 이를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외국 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태겠다며 달성의 문화관광인프라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칼럼니스트·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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