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한의 사통팔達] 2015 강정대구현대미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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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현대미술이라면 대개 난해하거나 복잡하거나 의외로 단순하지만 결코 범상하지 않는 뭔가가 우리를 강렬하게 자극하는 느낌도 받는다. 역사적으로는 대략 19세기부터 현재까지의 미술을 의미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어느 분야고 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면 그 분야는 그 나름의 발전 과정을 걷기 마련이다. 현대미술도 그 분야에서는 예술의 형식과 그 속에 담긴 철학으로 모더니즘 실험정신을 추구하며 새로운 시각이나 재료나 역할로 강한 실험정신을 내 보이며 발전해 왔다.
20세기 들면서 현대미술은 다양한 미술운동 속에서 실로 그 변천과정은 놀랍도록 변화했다. 우리가 현대미술하면 늘 떠 올리는 불길처럼 치솟는 야수파를 선두로 독일의 표현주의, 프랑스의 입체파, 이태리의 미래주의, 러시아의 구성주의에서 신조형주의, 절대주의 그리고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에 이르면 지난 세기는 가히 현대미술의 치열한 성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살펴본다면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현대미술은 보다 격한 흐름으로 미학적인 모험과 실험을 해 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흐름이 바로 앵포르멜과 액션페인팅. 나아가 팝아트, 옵 아트. 더 나아가 키네틱아트에다 정크아트 그리고 개념예술이 등장하면서 현대미술은 짧은 역사 속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면서 인간의 순수성에 다가 가고자 하고 있다. 좀 더 언급한다면 오브제미술을 거쳐 지금의 컨셉츄얼아트 까지 미술의 자율성은 그 넓이가 나날이 확충되고 있다할 것이다.
우리의 미술도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을 외면하지 못하고 함께 발전해 왔다. 19세기 개항을 통해 외국문물이 유입되면서 조선시대 회화도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당연히 서양화가의 등장으로 우리 화단은 동·서양화로 나뉘면서 각축을 벌이다 점차 서양화가 한국회화를 주도하는 양상으로 변모했다. 한 때 일제 강점기의 왜곡된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해방을 맞고 경제발전이 지속되면서 우리 화단도 주체성과 국제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싹트면서 지난 80년대를 전후해 다양한 질적인 변화가 시도된다.
그 ‘질적인 변화의 시도’ 중심에 달성군의 강정이 지대한 기여를 한다. 김구림, 박현기(작고), 최병소, 이강소, 이명미 등 지금 한국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중진·원로작가들이 강정의 백사장에서 한국현대미술에 불을 지피면서 퍼포먼스나 이벤트 혹은 캔버스를 통해 예술에 대한 순수한 의지를 표방하는 획기적인 계기를 만들었다. 이때가 1974년. 이들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1회 대구현대미술제를 열면서 한국현대미술의 기폭제 역할을 해냈다.
이를 기화로 그 이듬해에는 서울에서 현대미술제를 열었으며 한 해씩 돌아가면서 부산, 광주에서 현대미술제가 열렸으나 4회를 마지막으로 현대미술제는 막을 내린다. 그러던 한국의 현대미술제를 지난 2012년 달성군과 달성문화재단이 37년 만에 다시 이를 더듬고 기억해내 ‘강정대구현대미술제’란 이름으로 강정보 디아크 광장 일원에서 개최했다. 비록 변모된 강정이지만 한국현대미술의 메카 강정에서 미술계의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올 해도 복원된 후 네 번째 열리는 2015강정대구현대미술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오는 21부터 한 달간 강정보 디아크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외국작가들도 다수 참여하며 한국의 작가들과 함께 25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들이 낙동강변의 옛 강정 백사장을 떠 올리며 ‘강정,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란 주제로 열린다. 이렇듯 달성은 한국의 현대미술과는 떼레야 뗄 수 없는 기막힌 인연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현대미술은 달성의 강정을 빼고는 이야기가 안 되는 셈이다. 달성은 그래서 한국현대미술의 메카라 할 수 있다. 올 여름 달성과 강정 그리고 현대미술의 인연을 떠올리며 2015강정대구현대미술제에 푹 빠져보면 어떨까.



칼럼니스트·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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