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한 지방정부 살림살이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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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7]

1991년 대구시의회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9월 대구시의회는 대구시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오랜 토론 끝에 부결시켰다. 이는 최근 경기침체로 취득세·등록세 등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입을 과다하게 추계해 본예산보다 훨씬 증액하여 추경예산안을 편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과다 추계한 예산은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게 될 때에는 세입을 확보하지 못하여 집행부가 임의적으로 판단하여 주민들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공공연히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예산은 일정기간 동안 정부 경제를 운영하기 위한 계획안으로, 미래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예견이며 평가이다. 또한 예산은 공공경비의 지출계획과 이를 충당하기 위해 정부가 획득할 수 있는 공공수입의 총액에 있어 일치하고 상호간에 균형이 있어야 되는 것이 원칙이다.
대구시가 한 해 동안 지역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로 하는 적절한 재정규모를 파악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얼마나 세입 확보할 것인지, 그리고 한정된 재원을 사업 우선순위를 정하여 얼마나 효율적 배분하고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대구시 예산의 본질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지방정부의 예산행태를 보면 세입 전 분야에 걸쳐서 세입예산이 부풀려져 편성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풀려진 세입예산에 맞추어 세출예산 또한 과다하게 계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지방 재정의 건전성이나 재정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시의 재정운영은 곧 내집 살림살이 하듯이 알뜰하게 운영해 나가야 한다. 수입이 적은 가난한 집도 자녀 교육시켜가면서 한푼 두푼 저축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큰 부자라 해도 규모없는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 바람에 늘 돈에 허덕이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가정 살림도 들어오는 수입 규모에 맞춰 군살을 빼고 꼭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알뜰살뜰하게 살림을 꾸려야 가정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처럼,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도 규모에 맞게 근검절약하며 알뜰하게 살아야 지역민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다.
이제 11월 초가 되면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내년도 예산규모와 예산편성 방향을 발표할 것이다. 매년 예산이 작년도 예산보다 어느 정도 증가하여 편성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전년도 예산과 비교해 얼마나 변화가 있었는지, 어떠한 사업에 얼마나 지출이 되고 있는 지를 심도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나 예산은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이루어지기에 대구시 예산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 지 관심을 갖는 일은 우리 모두의 권리이자 의무인 것이다.
대구시 또한 관행처럼 해왔던 행태들은 과감하게 모두 벗어던지고 새롭게 고침으로써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당장 내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라고 분별없이 지출하면 결국 그것은 우리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다가오는 2012년에는 대구시가 대구살림을 내 살림처럼 생각하고 모든 사업을 섬세하게 다듬고 꼼꼼하게 따져 알뜰하게 운영해 나가기를 바란다.



배지숙<대구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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