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선 아직도 먼 남녀평등

입력
[2008-01-04]

여성운전자 사고 분석 및 예방법도로 위에선 아직도 먼 남녀평등
똑같은 실수에도 “여자가…” 일쑤
3~7월 여성 사고 상대적으로 높아
신발, 옷차림 등 사고 원인 되기도

여성 운전자가 늘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젠 굳이 여성, 남성 운전자를 구별 하는 것도 무색할 정도로 도로위에는 여성과 남성이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운전자수 중에서 단지 여성의 비율이 늘어나고만 있을 뿐, 그 이면에는 도로 위가 무섭다고 말하는 여성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똑같은 실수를 해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편견을 가진 남성운전자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기 때문이다.

◇ 도로 위 ‘왕따’ 여성 운전자, 이유 있나?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여성 운전자의 수는 2006년도 기준 약 900만 명으로 전체 운전자의 37.7%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성 운전자는 운전을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뭘까. 실제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운동자각능력이 뒤떨어져 운전을 못할 수밖에 없는 걸까.
뇌과학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가천의대 뇌과학 연구소 조장희 박사는 “엄밀히 말하면 남성과 여성의 뇌구조에는 거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뇌구조라기보다는 뇌의 발달상태가 다를 수는 있다”며 뇌를 쓰는 방법론적인 측면에 있어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역할분담에 따라 여성은 감각적이며 직관력을 담당하는 우뇌가, 남성은 논리적이며 분석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좌뇌가 발달해 그것이 운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하지만 조 박사는 “운전이 꼭 뇌의 발달 상태와는 같을 수가 없다”며 운전능력을 남성과 여성의 뇌로 연결 짓는 것을 경계했다.

◇ ‘수비형 운전’ 여성 운전자, 사고는 증가추세
여성 운전자가 남성 운전자보다 운전을 못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도 한편으로 증가하고 있는 여성 운전자들의 교통사고는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
통계청은 이에 대해 여성운전자와 남성운전자간에 사고 유형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여성 운전자들의 경우 전체 운전자수에 비해 여성 운전자사고의 발생비율은 3월~7월 사이가 상대적으로 높고 동절기인 12월~2월 사이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 이유는 겨울철 눈 오는 날 등 이상 기후시에는 운전을 삼가는 경향이 많은 여성들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고유형별로는 차대사람 사고가 법규위반 내용별로는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 교차로 통행 방법위반, 보호자 보호 의무위반 사고가 남성 운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런 특성은 보행자가 많은 주거지에서의 운행이 많은 여성 운전자가 복잡한 주변의 교통상황 및 보행자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전방만을 주시하고 진행, 교차로 등 복잡한 도로환경에서의 신속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004~2006년 전체 사고 부문 중 여성 운전자가 차지하는 사고 중 사망사고는 9.4%, 음주 운전사고는 7.9%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사고의 치사율은 전체 운전자의 치사율보다 1.5배를 넘어서는 219.2명으로 그 심각성을 드러냈다.

◇ 여성 운전자 사고 급증, 건강과도 직결
치렁치렁하거나 레이스 달린 옷, 통 넓은 소매, 가죽부츠, 하이힐에 미니스커트는 운전에 방해가 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이힐은 더욱 위험하다. 발동작을 굼뜨게 할 뿐 아니라 브레이크를 밟는 타이밍이 조절되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특히 여성 운전자들의 경우 옷차림 자체가 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의 너무 꽉 끼는 바지나 스커트를 입고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 요통을 일으킬 수 있고 질내에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너무 짧은 미니스커트는 운전자 자신이 옷매무새에 신경을 쓰거나 차안의 먼지, 진드기가 다리를 가렵게 해 운전을 방해하기 쉽다고 말한다.

Tip  여성 안전 운전 7계명
▲바른 자세로 운전한다.
핸들을 끌어안다시피 몸을 앞으로 붙인 채 차를 몰면 시야가 좁아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 핸들 조작도 불편하다. 등받이에 허리와 등을 붙인 채 양손으로 핸들을 잡고 팔꿈치가 약간 굽혀지는 정도의 거리가 무난하다.
▲차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차의 이상 유무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차의 이상을 미리 감지해 문제가 커지기 전에 정비소를 찾아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아이들은 뒷 자석에 앉혀라
어린아이들은 경미한 사고에도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유아용 보호 장구를 갖춰 뒷좌석에 앉혀야 한다.
▲지나친 액세서리는 피하라
차량의 앞뒤 시야를 가릴 정도의 과도한 내·외부 치장은 피해야 한다.
▲간편한 옷차림을 하라
짧은 스커트나 높은 굽의 신발 등은 운전에 방해가 된다. 높은 굽은 운전 시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브레이크를 제대로 밟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리 중이거나 임신 중일 때는 운전을 피하는 것이 좋다.
생리 중일 때 평소와 다르게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여성들이 간혹 있다. 또 임신 중일 때는 만에 하나 통증이 올 것을 대비해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운전에 앞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자신이 소위 ‘길치’라고 생각된다면 행선지까지의 길을 지도 등으로 정확히 파악해 헤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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