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자식들이 떠나 간 뒤 느끼는 상실감 ‘빈 둥지 증후군’

안녕하세요,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입니다. 한의원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이제 자녀들도 다 번듯하게 커서 좋은 학교를 가고 직장을 얻어 특별히 걱정할 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괜히 마음이 허전하고 속상하다며 눈물 흘리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직, 결혼 등의 이유로 독립을 하게 되었을 때 부모가 느끼는 상실감과 외로움을 빈 둥지 증후군[Empty net syndrome]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자식들이 떠나간 빈 둥지를 보면서 상실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 증상은 남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여성, 특히 가정주부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여성들이 활발하게 사회에 진출하고 있는 요즘과는 달리 과거에는 자식을 키우고 뒷바라지하면서 삶의 이유를 찾는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가족’안에서만 찾다보니, 자식들이 독립을 하고나면 정체성을 상실하게 되고 자신이 쓸모없게 느껴지게 됩니다. 특히 교육열이 높은 곳이나 고학력 여성들에게서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빈 둥지 증후군의 증상은 상실감, 우울 또는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아 갑자기 화를 내는 등의 정서적인 증상과 함께 불면증, 두통, 가슴 답답함, 식욕부진, 소화불량, 피로감, 의욕저하 등이 있습니다. 골다공증, 안면홍조 등과 같은 갱년기증상과 겹치게 되면 증상들이 더욱 심하게 나타납니다.
빈 둥지 증후군은 말 그대로 ‘증후군’이지 질병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래 지속된다면 심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고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합니다. 한의원에서는 환자 개개인의 증상에 따라 맞춤 한약 치료와  침, 뜸 치료 등을 병행 합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 상담시간이 길어지는 편입니다.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환자분들의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빈 둥지 증후군은 자신의 삶을 쏟던 대상이 사라지면서 오는 증상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 관심을 쏟고 정체성을 확인할 다른 대상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식물 키우기, 그림 그리기 등과 같은 취미생활이나 자원봉사활동, 노래교실, 재취업, 신앙생활 등을 통해 다른 사람과 교류를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즐겁게 생활하려고 노력하면 뇌에서도 행복한 감정과 관련된 호르몬들이 분비가 되기 때문에 자주 웃으면 좋습니다. 또한 가족들의 정서적인 지지는 빈 둥지 증후군을 겪는 사람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자식들의 꾸준한 연락과 마음을 이해해주는 말 한마디는 무엇보다 좋은 치료제라 할 수 있습니다. 
100세 시대라 불리는 요즘 4-50대는 절반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자식들을 키우는 의무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는 시기에 찾아온 우울감과 신체적 증상으로 힘들어하지 마시고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으시면서 앞으로의 건강한 삶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