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鼻炎)이란, 말 그대로 코(鼻)의 염증(炎)입니다. 코 막힘, 재채기, 콧물 등의 전형적인 증상을 나타내며, 심한 경우 눈이 건조하고 가렵고, 두통, 어지러움, 식욕저하, 수면장애, 피로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집중력 저하는 물론 수면장애로 인해 성장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 ‘알러젠(allergen)’에 과민한 반응을 나타내는 염증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자극이 되지 않는 물질이 코 점막을 자극하여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알러젠으로는 꽃가루, 곰팡이, 집 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등이며, 연기나 온도, 냄새, 음식, 약물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비염은 비구(鼻鼽), 비색(鼻塞), 분체(噴嚔)의 범주에 속합니다. 비구란 맑은 콧물이 흐르는 증상, 비색은 코 막힘 증상, 분체는 재채기를 의미합니다. 같은 증상을 보이는 비염이라도 체질과 원인에 따라서 치료가 달라집니다. 몸이 차고 찬바람에 의해 증상이 심해진다면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코 점막의 과민성을 낮춰주게 되고, 술과 기름진 음식으로 몸에 식적(食積)이 쌓여 습열이 많아져 증상이 심해진 사람은 습열을 제거하여 치료하게 됩니다. 한약 치료뿐만 아니라 코 점막의 염증을 가라앉혀주는 침, 비염스프레이, 뜸과 같은 치료들이 병행됩니다.
비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치료가 어렵고 쉽게 재발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평상시 생활 관리를 통하여 비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니다.
비염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증상을 유발하는 물질을 피하는 ‘회피요법’입니다. 외출 시 마스크를 끼고 꽃가루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합니다.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먼지가 심한 날은 비강 세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건조한 코 점막은 알러젠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합니다. 집이나 사무실의 공기를 자주 환기 시키고, 담배, 술, 인스턴트, 과도한 세제, 방향제 사용 등을 줄입니다.
성질이 시원하고 수분 함유를 많이 하고 있는 배, 도라지, 수세미와 같은 음식은 비염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평소 찬 것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는 몸이 차가운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찬 사람들은 오미자나 생강차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영향혈, 인당혈과 같은 혈자리를 자주 지압을 해주면 코 주변의 순환돕고 비염 증상을 완화시켜줍니다.
▶영향혈- 코 양 옆에 위치한 혈자리 ▶인당혈- 양 눈썹사이 정 가운데 있는 혈자리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