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몸의 건강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혀(舌)’

‘아~ 하고 혀 한번 내밀어 보실게요.’ 한의사라고 하면 손목에 손가락을 대고 집중해서 맥을 짚는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맥진(脈診)은 한의학적 진단법 중 하나로, 망진(望診), 문진(聞診) 문진(問診), 절진(切診)을 사진법이라고 한다. 눈으로 보아 진단하는 망진 중 혀를 보고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방법을 설진(舌診)이라고 한다.
혀는 운동기관 중 하나로 음식의 맛을 느끼고 말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혀의 크기, 형태, 색상, 갈라짐, 설태를 통해 인체의 혈액순환, 수액대사, 소화상태, 영양상태, 장부상태 등을 짐작해볼 수 있다.
정상적인 혀는 담홍(淡紅)색을 띄고 있으면서 혀 표면은 촉촉하고 얇고 하얀 설태가 고르게 퍼져있다. 거울을 통해 혀를 살펴봤을 때, 혀가 지나치게 두텁고 혀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거나 혓바닥이 옅은 붉은색이 아닌 자주빛에 가깝거나 빨간색, 또는 설태가 군데군데 벗겨진 등의 증상은 건강상태에 이상이 있음을 반영한다.
본원에서 가장 자주 보는 혀의 상태는 담음(痰飮), 담적(痰積)이라 부르는 노폐물이 많은 상태다. 설태(舌苔)는 구강점막세포, 음식물 찌꺼기, 세균, 점액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장관기능이 정상적일 때는 얇고 하얀 설태를 관찰할 수 있지만 몸이 냉(冷)하고 소화기능이 떨어져 담음이라 부르는 찌꺼기가 많아지면 설태가 두텁고 하얗게 쌓이게 된다. 양치질을 열심히 하거나 혀클리너를 사용해도 일시적으로 줄어들어 보이지만 다시 두터운 설태가 만들어진다.
담적이 오래되어 영양상태가 나빠지게 되면 설태가 떨어져나와 지도설처럼 보이기도 하고, 진액이 부족한 경우 사막처럼 갈라진 혀를 관찰할 수 있다. 이런 설태는 음식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 소화기능을 더 떨어트려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어 혀가 정상적이지 않을 때는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한 혀도 자주 관찰되는데, 이는 양기(陽氣)가 부족해 치흔이 생긴 것으로 만성피로를 호소하고 피곤하면 자주 몸이 붓고 변을 묽게 보는 경우가 많다.
혀 하나만 갖고 모든 병을 알 수는 없다. 다른 진단법과 함께 해석 되야 정확한 설진이지만, 특별한 기구가 필요 없어 가정에서도 쉽게 혀를 관찰하고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틈틈이 혀건강을 체크해보길 권장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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